
폴 포츠 [사진 제공=호호호비치]
‘희망의 아이콘’ 오페라가수 폴 포츠의 이야기다. 오는 13일 국내 개봉하는 화 ‘원챈스’(One Chance·감독 데이빗 프랭클) 홍보를 위해 내한한 그를 지난 7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만났다.
2007년 오디션 이후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공연하고 있는 포츠는 한국 방문이 열한 번째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나에게 원 챈스 같은 순간, ‘브리튼스 갓 탤런트’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도 없었을 것”이라며 동전 에피소드부터 꺼냈다.
“그때만 해도 동전 앞면이 나오든 뒷면이 나오든 결과는 똑같은 거라 생각했어요. 저 같은 사람은 나가도 뽑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거든요, 뒷면이 나와 못 나가도 그만인 거죠. 지금에서야 뒤돌아보면 그 순간은 저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였죠. 심사위원들은 나보다 어린 사람, 오페라보다는 팝을 원한다고 믿었어요. 게다가 제 얼굴은 라디오에 적합했기에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왕따, 성대종양 수술, 맹장 수술로 이어진 굴곡진 인생에서 쭉 뻗은 고속도로 삶을 살게 된 그는 세 번의 정규앨범 발매에 이은 영화화로 음악인생의 전기를 알리고 있다.
“보통 한 사람의 일생을 그리는 영화는 주인공이 죽고 나서 만들어지곤 하죠. (영화가 나온 시기가)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물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비극과 코미디가 적절히 배분되길 원했는데 이 부분에서 특히 만족스러워요. 제 유년시절은 불우하지만 영화적으로는 웃음이 가득하길 원했거든요.”

폴 포츠 [사진 제공=호호호비치]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주워진 지난 7년간은 정말 특별한 기회예요. 어린 시절의 어려움이 오늘의 제가 오만하지 않게 하는 기둥이 되고 있어요,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을 매번 감사하게 돼요. 저는 행운아일 뿐 특별한 존재는 아니거든요.”
행운은 평생의 조력자인 아내와의 만남에도 작용했다. 영화를 통해 상세히 소개된 러브스토리를 보면, 아내는 포츠가 꿈을 포기할 때마다 위로해 준 든든한 버팀목으로 ‘원 러브’라는 표현이 꼭 맞는 존재다.
“전 절대 부인하고 싸우지 않아요(웃음). 무조건 제가 잘못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부인은 언제나 불만이죠. 하긴 한국 오기 전에도 오전 8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6시에 짐을 챙겼거든요. 언제나 저보고 게으르다고 핀잔을 주곤 해요.”
폴 포츠는 부인, 그리고 어머니를 비롯해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두운 터널의 끝은 반드시 있어요. 단지 굴절돼 보이지 않는 것 뿐이죠. 꿈을 잃고 사는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