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년 연속 감사를 받게 되는 B공기업 사장은 이달부터 진행된 감사에 따른 속앓이를 앓고 있다. 부채과다 중점기관에 해당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고강도 감사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진행되는 공기업 경영평가와 더불어 6월에 실시되는 국정감사에 B공기업 사장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정부의 거세지는 공공기관 정상화 개혁에 해당 공기업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진행된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 제출 준비와 더불어 감사와 경영평가 등 연이은 감사와 보고 준비로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부채과다 중점기관이 다수 포진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의 경우 해당 사업들을 전면 중단하거나 보류한 상태여서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9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공기업들은 지난 1월부터 진행된 공기업 정상화 개혁 방안 제출에 이어 3월 정부경영평가와 6월에 실시되는 국정감사까지 예정돼 있다. 감사원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6월까지 총 2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공공기관 경영관리 및 감독실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감사는 3월까지 이뤄지는 1단계 감사와 4월부터 6월까지 실시되는 2단계 감사로 나눠 실시되는 등 꼼꼼히 이뤄질 전망이다. 1단계 감사에는 해외자원개발을 담당하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4월부터 6월까지 시행되는 2단계 감사는 한국전력공사 등 10여개 공공기관과 산업은행 등 10여개 금융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경영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방만경영에 연관되는 사례를 집중 조사하고, 주무부처를 대상으로도 제도개선 방안를 위해 감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과도한 복리후생비, 공기업 내부 비리 및 부정부패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공기업들은 또 이달부터 시작되는 공공기관 정부경영평가도 준비해야 한다. 공공기관장에 대한 성적표가 매겨지는 경영평가 특성상 평가기간동안에는 모든 업무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기관장 평가가 저조했던 에너지공기업들의 경우 이번 경영평가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매년 한 차례 실시하던 국정감사도 올해부터는 2차례에 걸쳐 시행된다는 점도 해당 공기업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매년 9월 실시하던 국정감사를 6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실시함에 따라 업무보고와 감사준비로 3분기는 훌쩍 넘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기업들은 정부에 불만조차 표출할 수 없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방만경영을 줄이는데는 동의하지만 지나친 감사준비에 따른 본연의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공기업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방만경영 근절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감사와 보고 준비에 1년 가까이 소비하게 되는 꼴"이라며 "주무부처와 감사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도 산하 공기업들에게는 더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