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밑지는’ 장사? 소장펀드 고객에 ‘역마진’ 혜택

2014-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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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를 앞두고 유진투자증권이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 이벤트를 ‘미끼’로 고객유치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유진투자증권이 고금리 제공으로 인한 손실을 떠안으면서도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10일부터 소득공제 장기펀드 가입을 예약한 고객(선착순 6000명)에게 최대 90일간 연 6.0% 금리의 RP를 제공한다. 이 이벤트는 5월 12일까지 펼치는 창립기념 이벤트다.

소득공제 장기펀드(17일 출시) 투자자에게 펀드 성과 확인기간을 두는 동안 우대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소장펀드는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 펀드를 선정해야 한다”며 “투자자가 본인 성향에 맞는 펀드를 고를 때까지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RP는 일정 기간(2개월, 3개월, 1년 등)이 지난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확정 이자를 붙여 파는 채권이다.

RP는 증권사가 고금리를 제시할수록 역마진이 난다. 증권사가 RP 용도로 자금을 굴릴 경우 수익률이 3%를 넘기기 힘들기 때문.

유진투자증권이 판매 중인 RP의 약정이율은 자유형(수시입출금)이 2.45%다. 계약형(약정식)은 기간에 따라 2.45~2.65%다. 자산관리형 CMA(RP형)에 180일간 둔다고 해도 2.95%에 불과하다.

유진투자증권이 고객유치를 위해 3%포인트가 넘는 금리 차를 떠안은 셈이다. 더구나 유진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RP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매월 연 4.0% 금리를 제공하는 3개월 만기 RP와 매주 연 3.3% 금리를 제공하는 3개월 만기 RP를 판매하고 있다.

NH농협증권은 오는 14일까지 금융투자상품을 청약하거나 채권을 매수한 고객에게 청약 금액만큼 4.01%(세전, 90일물) RP를 매수할 수 있는 특전을 주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 PB는 “대부분 증권사가 이벤트성 RP를 통안채(약 2.6%) 등에 덧붙여서 4%대 금리로 제공하고 있다”며 “재무적인 상태가 좋지 못한 유진투자증권이 고금리로 고객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역마진 부담을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10년부터 3년째 적자를 이어오다 작년(4~12월) 1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국신용평가는 유진투자증권에 대해 “채권운용 부문에서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으나 채권 편입에 상응하는 위험액 증가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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