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KT 광화문 사옥 주변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평소 KT 직원들의 흡연 장소로 애용되는 후문 부근 부지는 KT 사원증을 목에 건 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겨우 만난 한 직원은 질문을 미처 마치기도 전에 피우다 만 담배를 서둘러 끄고 발걸음을 돌렸다.
사내 모습도 조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해킹 사건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의해 드러나면서 KT도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KT 직원들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느라 바삐 움직이면서도 언론 보도 이상의 내용이 드러나지 않아 답답해하는 모습이었다.
한 KT 직원은 “우리도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인천경찰청 쪽에서 브리핑을 한 것 같은데 더 이상은 알 수 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KT는 이날 1200만명 고객정보 유출이라는 피해규모에 비해 비교적 조용했으나 임직원들의 모습에서는 누적된 피로감이 느껴졌다.
KT의 연이은 악재에 평소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이통사 관계자들조차 동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우리는 영업정지 이슈에 몰두하느라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데 KT는 대출사기 사건부터 연이은 악재에 피로감이 한계를 넘어섰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