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S5.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전자와 애플의 각축전이 갤럭시S5 등장으로 새 전기를 맞은 가운데 가격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선점한 신흥시장에선 최근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올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저가폰을 선호하는 이 시장에선 결국 갤럭시S5의 가격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공격적 마케팅 불꽃
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권역에서 시작된 갤럭시S5의 사전예약 판매 가격대가 100만원을 넘어가면서 당초 80만원대 저가 책정설이 힘을 잃는 듯 보였지만, 인도에선 78만원대 가격이 게시돼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신흥시장에선 전략을 달리해 저가 책정을 통한 점유율 굳히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인도에서 낮은 가격을 책정한 이유도 LG전자가 G2 LTE 폰을 79만원대로 책정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맞불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가격경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출시에 앞서 500달러를 초과하는 다수 무료 앱 서비스를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5s 출시로 주춤했던 삼성전자는 그 인기가 뜸해진 지금 갤럭시S5로 다시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됐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는 하반기까지가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신흥시장, 애플 브랜드 이상기류
우선 신흥시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32.3%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데 큰 힘이 됐던 지역이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19.6% 포인트나 오른 62.6%의 점유율로 2위 애플(9.2%)을 압도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Upstream과 Ovum이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베트남의 4500여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애플이 이들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로 선정됐다. 1년 전 Upstream이 수행한 조사에선 삼성전자가 1위였고 애플은 노키아에 이어 3위였는데 역전된 것이다.
다만, 애플은 전년 22%에서 올해 13%로 내려간 노키아의 지분을 주로 흡수했다. 삼성전자는 32%에서 29%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또한 이들 시장은 실제로는 브랜드보다 가격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가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그런데 애플이 중국에서 42%의 선택을 받은 점은 관심을 끈다. 2위인 삼성전자보다 10%가 높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19%로 간신히 선두를 유지한 터라 올해 점유율 경쟁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같은 기간 애플은 신제품 영향으로 점유율이 상승해 5위권에 재진입한 바 있다.
중국은 올해 LTE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성능은 비슷해진 자국 폰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재고한 적정 수준의 가격책정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중저가 시장 기회
애플이 견고한 판매를 유지해온 핵심시장인 일본과 미국에서도 관건은 갤럭시S5의 가격이다.
지난해 애플은 미국에서 삼성의 추격을 물리치고 4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삼성은 전년보다 2% 오른 26%였지만 애플과는 격차가 컸다.
하지만 NPD의 조사 결과, 미국 내 연 1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는 아이폰을 선호하지만 3만 달러 이하 저소득층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게 삼성전자에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소니 부활 벼르다
일본은 자국 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일본에서 애플에 이어 2위를 달렸지만 지난해 4분기 현지 기업에 밀리면서 4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소니 경영진이 전사 자원을 스마트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단단히 벼르고 있다. 최근 소니가 공개한 엑스페리아Z2도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음향성능도 진화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저가 정책을 쓸 경우 자국 내 파장이 클 것이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