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남지사 출마 말 바꾸기…"꼼수 새 정치 거스르는 일"

2014-03-06 15:04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박지원 의원 하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민주당 구원투수, ‘불사조’란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별명만으로도 그가 중앙정치에서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던 그가 전남지사 출마 말 바꾸기로 '꼼수', '구태정치의 대가'라는 십자포화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전남지사 출마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지지를 보내주시니 책임이 강하게 느껴진다"며 "민주당과 호남을 위한 역할이 무엇인지, 전남에 내려가 여론을 수렴한 뒤 갈 길을 찾아보겠다"며 내주까지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중앙정부와 도정에 창조적인 일을 할 최고의 후보를 내는 것이 도민들에 대한 예우다"며 "정치는 생물이고 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마 의지를 밝힌 셈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호남의 안풍(安風)을 막기 위해 직접 지사로 출마할 수도 있다"며 '중진차출론'을 주장해왔다. 특히 "다만 안 의원 측에서 그렇게 강하지 않은 후보가 나올 때에는 구태여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선언한 현재로서는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박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이낙연, 이석형 전 전남함평군수 등 기존 출마 예정자들은 물론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꼼수정치'라며 '박지원 때리기'에 불을 붙였다.

행·의정감시연대는 6일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의 말 바꾸기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중앙 정치권에서 숱하게 벌이던 꼼수를 이제는 지방 정치판에서 벌이려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박 의원은 '강력한 리더십, 중앙정부와 도정에 창조적인 일을 할 최고의 후보를 내는 것이 도민들에 대한 예우'라는 이른바 '최강·최고 후보론'을 내세우며 출마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박준영 지사가 F1 등으로 전남재정을 파탄 낼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전남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최강·최고의 후보라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비꼬았다.

이 단체는 "노쇠화하고 있는 전남에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지금 전남의 도백이 될 사람에게는 관록, 연륜, 지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패기와 참신함, 새로움이 더 갖춰져야 할 덕목"이라며 "꼼수, 노욕, 구태정치, 오만과 독선. 이런 단어들은 이번 지방선거판에서 사라져야 할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 나물에 그 밥,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정치적 당리당략에 맞춰 움직여 왔던 정치인들, 지긋 지긋하고 신물이 난다"며 "왜 호남에서 안풍이 가장 거세게 불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도 "지도자의 말 바꾸기는 국민의 정치 불신을 초래하고 지도자의 생명을 갉아 먹는다"며 "말 바꾸기가 용인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새 정치가 아니며, 전남의 지도자가 가져야 할 대목이 아니다"라면서 기존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석형 전 군수 역시 "박 의원은 말 정치의 대가다. 출마명분이 사라졌음에도 출마설을 흘리는 것은 전형적인 구태정치며 정치를 사유화하는 것"이라며 "도민의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인으로서 사욕이 앞선 것이며, 노욕을 보인 아름답지 못한 정치행태"라고 비난하는 등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