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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표 위원들이 리커창 총리의 업무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베이징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상당수 간부 공직자들의 미신 의존 행태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6일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올해 양회에 참석한 정협위원과 인민대표들은 정부업무보고를 심의·토론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만연한 공직자들의 미신 숭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협위원인 거젠슝(葛劍雄) 푸단대 교수는 "공직자가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가 관운을 묻고 지관(地官)이 알려주는 풍수에 따라 멀쩡한 청사를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은 일종의 타락"이라고 거세게 질타했다.
그는 "정부 예산 가운데 계획비, 자문료 등의 항목이 점쟁이나 지관의 수중에 들어가고 '풍수공정'(풍수에 따른 신청사 건립)을 크게 벌여 인력과 예산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의 마음속에서 정부의 공신력을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협위원인 류무런(劉慕仁) 중국민주동맹 상무위원도 "공직자가 승진 욕심에 사로잡혀 점쟁이에게 기대는 것은 과학적인 자질과 소양이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이는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공직자들이 풍수나 미신을 신봉해 업무 시간에 사찰을 찾아 향을 피우고 정부 청사를 건립하면서 거액을 들여 지관을 초청하거나 복을 비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의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
지난해 중국 국가행정원 사회·문화교육연구부가 전국 현(縣)장·처(處)장급 간부 9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미신을 믿지 않는 간부의 비율은 47.6%에 불과했고, 절반 이상의 간부는 관상, 해몽, 별자리점, 제비뽑기점 등의 점괘를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