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직에 이어 회장직까지 내려놓는다.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최 회장은 SK C&C(지분율 38%) 최대주주의 자격만 유지하게 됐다.
최 회장의 완전한 사퇴에 따라 향후 SK의 경영체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SK는 오너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때부터 그룹의 전략적 대주주로 남았으나 여전히 '회장'으로 불려 왔다. 하지만 최 회장이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음에 따라 앞으로는 김창근 의장이 실질적인 그룹 대표로 경영 전면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앞서 SK는 최 회장이 사퇴한 계열사 등기이사직 후임에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형태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해 전문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 의사결정 라인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별 이사회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법적 기구가 아닌 수펙스추구협의회 대신 법적 지위를 가진 이사회의 기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사 선임권을 가진 주주의 대표 격인 회장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지게 되면서 그 빈자리를 이사회가 메우는 형태다.
이외에도 최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사촌형제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등의 위상이나 역할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사퇴가 SK의 장기적인 경영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신규시장 진출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