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이하 '별그대')를 통해 이휘경으로 분했다. 이휘경이라는 옷을 자신에게 꼭 맞는 사이즈로 재단하면서 시청자를 웃기고 울리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당초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에 캐스팅됐던 그는 갑작스럽게 캐릭터 변경을 통보받았다. 준비했던 의상이나 스타일은 차치하더라도, 몰두했던 캐릭터 연구 노선을 급하게 변경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해진은 촘촘하고 밀도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재경으로 '변신'을 꾀했었기에 아쉬움은 남지만, 결과적으로 이휘경은 박해진이기에 가능했다.
박해진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아쉼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꽃미남'이나 '연하남'으로만 국한됐던 이미지의 고착을 떨쳐낼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동안은 내 나이에 맞지 않은 역할을 주로 했었던 것 같아요. '에덴의 동쪽' 당시 스물여섯 살이었는데, 극중에서는 열한 살 아들이 있었어요.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를 주로 하다 보니 올드한 느낌이 없지 않았어요. 그런 느낌을 조금 트렌디한 느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시청률 40%가 넘는 국민 드라마에 출연했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인기를 실감한단다. '이런 게 바로 미니시리즈의 위엄이구나'를 느낄 정도.
"확실히 팬의 연령층이 낮아졌어요.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보더라고요. 아는 분이 따님과 전화 통화를 부탁하셨는데, '여보세요' 한마디에 자지러지더라고요. 드라마의 인기가 무섭다는 걸 또 깨달았죠. 예전에는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더 많았었거든요."
'별그대'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박해진. 팬들에게 조금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진짜 '도약'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