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A 증권 일부 퇴사자는 B 선물사에 취업했다"며 "이들은 6개월 계약직으로 1000만원 기본급을 받고 추가 수입은 인센티브를 받는 형식으로 고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프랍 트레이더(자기자본 투자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랍 트레이더는 증권업계 내 1년 미만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되는 대표적인 직군이다.
이들은 채용된 회사가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심지어 3개월 단위 계약을 맺기도 한다. 때문에 증시에서는 '데일리(일일) 트레이더'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헤드헌팅 한 관계자는 "이들은 1인당 하루 평균 5000만원에서 1억원 규모로 회사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최대 10억원 넘게 자금을 굴리는 경우도 있다"며 "거래를 통해 수익이 나면 회사와 5대5나 6대4 비율로 나눠갖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프랍 트레이더는 과거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활황일 때 각 사들이 영입경쟁을 펼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헤드헌팅 관계자는 "이들은 대부분 스캘퍼(초단타 매매자)로 보면 된다"며 "ELW 시장이 위축된 후 최근 금융사에서 채용 수요가 크게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거래하는 회삿돈이 적지 않지만, 증권업계 구조상 장기계약을 맺기 힘들다.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상장지수펀드 총 거래대금에서 금융투자회사와 외국인 거래 대금 비중은 지난 2011년 하반기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기간 금융투자회사 ETF 거래대금 비중은 16%에서 26% 증가했는데 대부분 프랍 트레이딩이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프랍 트레이더들의 경우 하루하루 성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정규직 계약을 맺으면 성과가 저조할 경우 회사에서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도 손실가능성을 염두해야기 때문에 장기계약을 맺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프랍 트레이딩의 위험성은 최근 한맥투자증권에서 확인된다. 작년 말 한맥투자증권이 코스피200 12월물 옵션에서 수 백억원 손실을 입은 주문사고는 프랍 트레이딩에서 발생했다.
이같은 우려가 커지자, 해외에서는 프랍 트레이딩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유럽연합은 30개 대형 은행에 프랍 트레이딩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