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는 누구…정통 '한은맨'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한국은행 차기 총재 후보로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62)가 내정됐다.

3일 박근혜 대통령은 차기 한은 총재로 이주열 현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를 내정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총재 지명자는 정통 한은맨으로서 전문성과 소탈한 성격, 꼼꼼한 일처리로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높은 인물이다.

1952년 강원도 원주 출생으로 원주 대성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원 경제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지난 1977년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 해외조사실장과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를 거쳐 2009년 부총재를 역임하고 35년간의 한은 생활을 마감했다. 이번 학기부터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임용돼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었다.

이 총재 지명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통화정책 전문가로 이름나 있다. 

지난 2007년 통화신용정책담당 부총재보를 맡으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전면 개편한 바 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데 있어 결정적 기여를 했다. 조사국장과 정책기획국장을 지내면서도 국내외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동향 분석과 정책대안을 시의적절하게 제시해 한은 내부에서도 일찌감치 '리더형 인물'로 꼽힌 바 있다.

한은을 떠날 당시 김중수 현 총재와 대립각을 세우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총재 지명자는 당시 퇴임사를 통해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당시 김 총재가 시행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파격 인사를 지칭한 발언이었다. 

또한 그는 당시 "물가안정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외부의 냉엄한 평가에 금통위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반성어린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 총재 지명자는 역대 한은 총재 내정자로선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지난 2012년 한은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현 김중수 총재는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 총재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과하고 공식 취임하게 되면 2018년 3월까지 4년간 한은을 이끌게 된다.

▲1977년 한국은행 입행 ▲1990년 조사제2부 과장 ▲1991년 조사제1부 과장 ▲1993년 환업무부 과장 ▲1994년 조사제1부 과장 ▲1995년 조사제1부 부부장 ▲1998년 조사부 국제경제실장 ▲1999년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 ▲2002년 조사국 해외조사실
장 ▲2003년 조사국장 ▲2005년 정책기획국장 ▲2007년 부총재보 ▲2009∼2012년 부총재(금통위원) ▲2013년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