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건축 9부 능선 넘은 잠실주공5단지…투자 열기 '후끈'

2014-03-0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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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단지가 지난달 19일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업무보고 내용이 전해진 직후부터 활기가 돌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 호가가 오르기 시작해 일주일 만에 5000만~8000만원 뛰었다. 사진은 잠실주공5단지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를 발표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봄이 됐네요. 집주인들도 그렇고 뭐라도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입니다."(서울 잠실주공5단지 A공인 대표)

잠실주공5단지 시장 심리에 불이 붙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간 지 5년 만이다.
지난달 28일 찾은 잠실주공5단지 내 공인중개업소들은 오전부터 걸려오는 투자자들의 전화에 분주했다. 중개업소를 찾은 투자자와 상담하는 중에도 전화벨이 계속 울려 대화가 끊어지기 일쑤였다.

이 단지는 지난달 19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완화 등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업무보고 내용이 전해진 직후부터 활기가 돌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 호가가 오르기 시작해 일주일 만에 5000만~8000만원 뛰었다.

박준 잠실박사 공인 대표는 "지난달 27일 전용면적 76㎡가 11억3500만원에 거래된 소식이 알려지자 다음날 호가가 바로 1000만원이 올랐다"며 "국토부 업무보고 직후 총 6건 이상 거래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전용 76㎡의 경우 정부 발표 직전까지 10억7500만~10억90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20일에는 11억1100만~11억1300억원에 3채가 팔렸다. 현재 전용 82㎡는 12억2000만~12억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B공인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나온 주말에는 집을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화장실만 왔다갔다 하면서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계속 상담만 했다"고 말했다.

거래가 이어지자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계속 높이고 있다.

김미희 학사공인 대표는 "매도자 입장에서 초과이익환수제가 폐지되면 집을 계속 갖고 있어도 개발이익금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져 집을 빨리 팔 필요가 없어졌다"면서도 "하지만 노인층이나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구매한 사람의 경우 매매가가 반짝 오를 때 매도하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상업지역에 준하는 곳이어서 제2롯데월드 공사가 본격화된 이후 강남권 재건축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용적률 299.92%가 적용되고 최고 50층 높이로 지어지는 초고층 재건축아파트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려 있다. 조합은 지난 1978년에 지어진 이 단지(지상 15층 3930가구)를 5890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조합설립인가가 난 지난해 12월(계약기준) 23건, 지난 1월 14건, 2월 16건(27일 기준)이 거래됐다. 전용 76㎡의 경우 지난달 중순 10억95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12년 이후 최고 실거래가를 찍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최고점 대비 80% 정도에 불과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규제완화책이 시행되려면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민주당이 강남 부자들만 특혜를 주는 정책이라고 반발하는 등 국회 문턱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지난 1일 총회를 열고 정비업체 선정, 정비계획 신청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사업승인은 물론 관리처분까지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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