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통합신당 선언 ‘막전막후’

2014-03-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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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1일 새벽 회동…양측 내부도 전혀 인지 못해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2일 전격 이뤄진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의 ‘제3지대 신당’ 창당 합의는 양측 내부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를 정도로 철통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언론도 이들의 깜짝 발표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9시 19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공지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인 안 의원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관심은 민주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결정 번복에 쏠렸다.

김 대표는 이날 9시 40분경 국회 사랑재에 먼저 도착했다. 20분여 뒤인 10시경 안 의원이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사랑재를 찾아 김 대표와 악수를 나눴다.

이윽고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앉은 이들은 기초선거 무(無)공천 결정 및 제3지대 창당 선언을 했다. 이내 기자회견장은 술렁거렸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발표에 여기저기서 “어안이 벙벙하다”는 반응뿐이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 5분 전에 관련 사실을 통지받았을 정도로 양측의 합의는 극비리에 진행됐다. 새정치연합도 기자회견 한 시간 전에 합의 내용을 공동위원단장 회의를 통해 전했다.

양측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의 갈림길에 선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장 선회를 최종 굳혔다.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한 당론을 뒤집는 사실상의 승부수인 셈이다.

김 대표는 즉각 안 의원에게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전달한 뒤 6·4 지방선거 승리 방정식인 ‘연대 및 통합’ 논의에 착수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이들은 3·1절 오전에 만나 2시간 30여분 동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날 저녁에도 회동해 후속 논의에 돌입했다.

‘연대냐, 통합이냐’를 놓고 고심하던 이들은 2일 새벽 0시 40분경 ‘제3지대 통합 신당’에 합의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전후로 촉발된 제한적 야권연대에서 벗어나 야권의 전면적 결합을 통한 통합신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공동 기자회견 1시간 전인 이날 오전 9시경 최고위원회와 공동위원장단 회의에서 양측의 합의안을 추인받았다. 이틀 간의 007작전을 방불케 한 비공개회동의 결말이 마무리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측 내부에서 반발 기류도 감지, 합당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강기정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당헌·당규에는 당의 해산은 전당대회만을 통해서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우회적으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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