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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테러가 발생한 윈난성 쿤밍역의 모습.(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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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가 발생한 윈난성 쿤밍역에 남겨있는 참상의 흔적.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 철도역에서 무차별 테러가 발생해 160여 명이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1일 저녁 9시20분께 복면을 쓰고 흉기를 든 10여 명의 괴한들이 쿤밍철도역 광장에서 시민을 무차별 공격해 29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했다고 신화사가 2일 보도했다.
또 신화사는 쿤밍(昆明)시정부 신문판공실을 인용해 이날 오전 6시 현재까지 29명이 사망하고 130여 명이 다쳤으며, 이번 쿤밍 철도역 사건은 "신장(新疆)분열세력이 계획한 엄중한 테러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직후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 4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목격자들은 이들 괴한이 모두 검은색 복면을 썼으며 40㎝가량의 칼을 들고 철도역 매표창구 등으로 들이닥쳐 보이는 대로 시민을 해쳤으며 괴한 무리 중에는 여성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을 비롯한 당국은 붙잡힌 범인을 대상으로 정확한 범죄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희생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긴급 치료를 받도록 했다.
중국신문사는 이번 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왕(王)모씨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왕 씨는 사건 당일 오후 9시20분께 부모와 함께 하얼빈(哈爾濱)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멀리서 손에 50∼60㎝ 정도 되는 길이의 큰 칼을 든 사람들이 보이는 사람들을 베기 시작했다.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고 사람들은 목숨을 건지고자 사방으로 뛰기 시작했다. 왕씨 일행도 범인들이 자신들을 향해 오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뛰기 시작했지만, 왕씨의 어머니는 그만 의자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범인들의 손에 희생됐다.
◆주요행사 앞두고 잔혹한 테러
사건 발생을 보고받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철저한 조사와 법에 따른 엄벌을 지시하는 동시에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국가 치안 최고 책임자인 멍젠주(孟建柱)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는 현장으로 급히 향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은 끊임없이 중국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5일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해 19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다. 또 지난해 10월28일에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서 위구르인 일가족이 차를 돌진시켜 5명(용의자 3명 포함)이 사망하고 40명가량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발생됐다.
◆동투루키스탄 이슬람운동 배후지목
중국당국은 그동안 '신장독립'과 관련한 각종 테러사건의 주체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을 지목해왔다. 이 단체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도움을 얻어 파키스탄 등 중국 인접국에 무장세력 양성 기관을 두고 중국에서 관공서 습격 사건, 항공기 납치 기도 등 각종 테러를 시도해왔다.
톈안먼 테러, 쿤밍 철도역 사건이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있다면 베이징 등을 목표로 한 추가테러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테러예방에 초점이 맞춰진 공안당국의 양회경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푸정화(傅政華) 베이징 공안국 국장 겸 공안부 부부장 주재로 '수도 주변 및 서북지역 경계업무협력 회의'를 열고 베이징 주변 6개 지역과 간쑤, 산시, 칭하이, 닝샤, 신장 등 서북지역 6곳을 양회 경비지역에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