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3월부터 현대제철에 내수용 자동차강판 가격을 t당 8~9만원 내릴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3월부터 4월까지는 t당 8만원, 5월부터 6월까지는 t당 9만원이 인하된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요구는 자동차강판과 원료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는 만큼 이에 연동된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력제품의 가격 하향조정으로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철강업계는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현대제철이 340만톤의 자동차강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톤당 8만원의 인하분을 적용하면 2460억원이 빠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383만t의 자동차강판을 판매했으며 이를 포함한 열연강판의 86%를 내수물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다만 3분기 이후 자동차용강판에 대한 가격상승이 점쳐지고 있어 손실보전이 얼마나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 국제가격과 무연탄 등 원자제 가격이 올해 2분기까지 하락이 예상된다”고 예상한 반면 “3분기부터 이들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박성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 있을 국내 고로사들의 열연 유통가격 인상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이를 빌미로 하반기 자동차강판 가격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에도 연초 자동차강판 가격을 6만5000원 인하한 이후 8월에 5만원 인상한 사례가 있어 하반기 인상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자동차강판 가격인하로 인한 영업이익 차질이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JP모건이 2분기 호주산 유연탄 체결 가격이 톤당 18달러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원료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 자동차 강판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같은 방향성을 보이고 있어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외부의 우려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현대차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고 있어 이번 강판 가격인상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며 “납품하는 물량이나 가격은 공개할 수 없고 협상에 대해 아는바가 없어 더이상 답변하기가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철강업계에 관계자는 지난 27일 현대제철과 건설사와의 철근가격 조정에 합의해 봉형강 부문의 영업이익이 일정 부문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