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게 되는 주된 이유가 자녀 양육보다는 결혼 때문이며, 교육이 여성 경제활동참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2일 발표한 동국대 민세진 교수의 20세 이상 여성 5887명에 대한 ‘여성 고용률 제고 방안’계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여성이 경제활동을 포기하게 되는 주된 위협요인은 ‘결혼’, ‘이혼·사별’ 이었다.
이혼·사별한 여성도 이혼·사별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 확률이 37.3% 높게 나왔다. 특히 이혼·사별한 20대 여성은 이혼·사별하지 않은 20대 여성보다 경제활동을 포기할 확률이 38.5% 더 높았다.
고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은 고등학생 이하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 경제활동을 그만둘 확률이 20대에서 가장 높았으나(7.5%), 20세 이상 전체 여성으로 확대하면 2.9%에 불과했다. 이는 그동안 여성이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주요인으로 지적됐던 자녀 양육보다 결혼 때문에 경제활동을 포기하게 될 확률이 10배 이상 높다는 것으로, 기존 연구결과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시키는 요인은 가구주 여부, 연령, 교육(학력) 등이었다. 가구주인 여성은 가구주가 아닌 여성보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 확률이 23.9% 높았으며, 특히 가구주인 50대 여성은 가구주가 아닌 50대 여성보다 경제활동인구에 속할 확률이 33.3% 높았다.
여성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경제활동에 참가할 확률이 6.3% 높아졌다. 특히 20대 여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경제활동에 참가할 확률이 68.4% 높아졌다. 이것은 20대 여성이 곧바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대, 대학, 대학원 등을 졸업한 후 사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경제활동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교육을 많이 받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경제활동에 참여할 확률이 0.05% 높은 것에 불과했다.
민 교수는 “육아보다 결혼이 여성의 경제활동 포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여성이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이 경제활동을 그만 둘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정부가 여성 경력 단절을 막아 고용률 7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육아, 보육 등에 관한 각종 정책을 추진 중인데, 결혼을 전후로 여성이 직장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사도우미 비용 소득공제 △여성인력 고용 및 유지에 대한 세제혜택 등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