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손해보험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가 어린이보험(자녀보험) 시장에서 하위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상품 개정 효과에 힘입어 어린이보험 최강자인 현대해상을 추월하기도 했지만, 불과 몇 달만에 거품이 빠지면서 중형사인 메리츠화재에도 뒤쳐졌다.
삼성화재의 이 같은 실적은 상대적으로 어린이보험 분야가 취약한 중소형 손보사 흥국화재(2만1062건), 한화손보(1만9688건), 롯데손보(5913건)의 신계약 합계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신계약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전통적인 강호인 현대해상으로 삼성화재의 2배를 웃도는 12만4061건에 달했다.
동부화재와 LIG손보의 신계약은 각각 8만6473건, 8만6245건으로 현대해상의 뒤를 이었다.
상위 5개사 중 최하위사인 메리츠화재 역시 6만2870건의 신계약을 체결해 삼성화재를 앞섰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7, 9, 10월 세 차례에 걸쳐 상품을 개정하면서 4월 3152건에 불과했던 신계약 건수가 12월 1만3298건으로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삼성화재가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체면을 구긴 것은 2012년 12월 상품 개정에 따른 판매 증가세가 3개월 천하로 끝났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3월 어린이보험 시장의 쌍두마차인 현대해상과 LIG손보를 누르고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삼성화재의 3월 신계약 건수는 무려 11만7700건으로 LIG손보(7만1000건), 현대해상(4만6779건)을 크게 앞섰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대해 “삼성화재는 텔레마케팅, 홈쇼핑, 법인대리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다른 손보사들과 달리 대면채널이 중심”이라며 “보험설계사 조직이 한꺼번에 같이 움직이다 보니 시기에 따라 상품 판매 사이클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화재를 비롯한 일부 손보사의 신계약 건수가 반짝 증가한 데에는 실손의료보험 담보 개정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실손의료보험 담보가 1년 단위 갱신형, 15년 만기 형태로 통일되면서 기존의 갱신 주기 3년 단위 갱신형, 100세 만기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1~3월에 몰려 신계약이 크게 늘었다”며 “상품 개정 이후 다소 주춤했던 신계약 건수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어린이보험 판매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손보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시장은 현대해상과 LIG손보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특정 손보사가 단기간 내에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