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4/02/28/20140228161124488635.jpg)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B·우리·신한·하나 등 4대 금융그룹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 횟수가 과거와 달리 대폭 축소됐다. 이에 대해 금융권 내에서는 경영환경을 비롯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대 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임영록, 이순우, 한동우, 김정태 회장의 자사주 매입횟수가 전임 회장에 비해 대폭 줄었다.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회장 취임 이후 단 2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임 회장인 이팔성 전 회장의 경우 취임 이후 총 25회 자사주를 취득했다. 회장 취임 후 자사주를 매입한 기간(9개월)을 고려할 경우 9개월간 이순우 회장은 2차례, 이팔성 전 회장은 7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해 3월 2000주를 매입한 것이 유일하다. 김승유 전 회장이 취임 이후 1년 간 2차례 자사주를 취득한 것과 비교할 경우 김 회장의 자사주 취득 횟수는 제로다. 김승유 전 회장은 하나금융 회장직을 맡을 당시 총 5회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2011년 3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총 6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특히 한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1년에만 자사주를 취득한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전임 회장에 비해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취득이 줄어든 데 대해 금융권 내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통상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와 그룹의 미래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 회장 개인의 수익과는 상관없이 시장에 해당 그룹을 강조하는 성격이 짙었다"고 말했다.
시장 내 해당 금융그룹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CEO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해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어 전 회장도 과거 "KB금융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부족한 것 같다"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전임 회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릴 때보다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돼 자사주 매입을 고려할 형편이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스타일에 따라 '퍼포먼스'보다는 개선된 실적으로 해당 금융사의 가치를 강조하려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한편으로는 상당수 금융지주 회장들이 과거에 비해 경영환경이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