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라진 은행 점포 114곳, 80%는 공단에서 재탄생

2014-03-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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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중 주요 시중은행 영업점 개ㆍ폐현황 (단위 : 개/ 출처 : 각 시중은행). 기업은행은 '통폐합' 지점을 폐쇄로 분류.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은행권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절감 차원에서 영업점을 대폭 줄였다.

하지만 엇비슷하게 점포 신설도 계속되고 있다.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기관이 모여있는 곳이나 공단으로 점포를 재배치하는 전략이다.

2일 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외환ㆍ기업ㆍ농협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7곳의 영업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은행에서만 총 114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8개와 25개의 점포를 폐쇄하면서 은행권 가운데서 영업점을 가장 많이 없앴다. 여타 은행들도 모두 10곳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

올해도 기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세운 영업점 개편 전략에 따라 지난달 52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신한은행 역시 49개의 지점 및 출장소 등의 점포를 통폐합했다.

하지만 새로 생겨나는 점포도 폐쇄된 영업점과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지난해 이들 은행이 신설한 영업점 수는 총 91개다. 결국 순수하게 폐쇄된 점포는 23개일 뿐, 영업망 확대는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점포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국민은행으로, 총 24곳을 신설했다. 우리은행도 21곳으로 폐쇄 규모만큼 영업점을 새로 냈다. 다만 신한은행과 하나ㆍ기업ㆍ외환은행은 각각 폐쇄한 점포 수가 신설 점포 수보다 많았다.

은행권에서 점포는 곧 영업력과 직결된다.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점포망 확대가 영업력 확충이란 인식이 여전히 은행권에 퍼져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영업점을 폐쇄한다기보다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업점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포가 신설된 곳은 대부분 공공기관이 모여있는 지역이나 산업단지 및 공업단지였다. 개인 고객에 비해 거래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검단산업단지와 광주첨단지구, 군포IT밸리 등의 산업단지에 지점을 열었고 법원 및 경찰학교 등에 출장소를 냈다. 외환은행 역시 가산디지털단지, 성서공단, 서부산유통단지 및 미음공단 등 공단 위주로 점포를 세웠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중 청주공항과 화물청사에 출장소를 신설한 바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신설한 12개의 점포 중 1곳만이 소매금융형 점포였으며 나머지 11곳은 모두 기업금융과 공공금융 중심 업무를 주로 하는 점포였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리테일(소매영업) 분야가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에 은행권이 중소기업 지원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공단 내 기업 CEO나 직원들 유치에도 은행 간 경쟁이 형성되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도 산업단지나 공단 중심으로 영업망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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