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반(反)부패 및 호화사치 근절 움직임으로 지난해 프랑스 주류 수출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중신왕(中新網)이 프랑스 잡지 ‘르몽드’를 인용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프랑스산 포도주와 브랜디 등 양주의 소비가 크게 줄면서 프랑스의 전체 주류 수출량도 크게 감소했다.
프랑스 주류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주류 수출량은 111억2000만 유로를 기록,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이로써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며 상승세를 이어온 프랑스 주류 산업의 성장세가 2년 만에 한풀 꺾이게 됐다.
이는 중국내 프랑스 주류 소비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중국내 프랑스 주류 소비량은 18%(약 8.25 유로)나 감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중국은 프랑스의 주류 수출국 3위에서 5위로 두 계단 추락했다.
주류는 프랑스 전체 수출의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류 수출 감소세는 전체 수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그간 포도주 수출 증가와 함께 동반 상승해온 농산품 수출량이 올해에는 주류 수출 감소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코냑 판매가 큰폭으로 줄면서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랑스 주류 브랜드 ‘레미마틴’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레미마틴의 경우 코냑 판매량이 영업액의 60%, 운영이익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인의 코냑 소비 감소는 회사 전체 이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중국인 소비 동향의 변화는 프랑스 주류 업계 뿐만 아니라 유럽 수출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40% 이상의 판매율을 유지해왔던 스위스 명품 시계의 중국내 소비율은 지난 7월까지 17.5%나 감소했다.
또 독일 자동차 대중국 수출량이 42%나 감소하면서 지난해 5월까지 독일의 대중국 전체 수출량은 2.4%나 감소하며 2011년 1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유럽시장의 대중국 전체 수출량 중 독일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32%에서 29%까지 줄었다.
이는 시진핑 지도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8항규정(八項規定)'과 ‘사풍(四風ㆍ관료주의, 형식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 척결’을 통한 강도높은 반부패 청렴 운동에 따른 것으로 그간 고급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사치품 소비량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 춘절(春節 중국 설) 7일간 중국 국내시장에서의 중국인 명품 소비량은 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7.8%, 재작년과 비교해선 80%나 줄어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시장에서의 소비량도 69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8% 감소했다. 그 중 해외 명품시계 판매율은 95.9%나 감소해 가장 큰 판매율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유럽 명품시장의 경우 중국인 전체 명품 소비량의 52%를 차지하고 이는 만큼 매출량 변동폭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