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본격화…20∼30명 소환
경주경찰서에 설치된 특별수사본부는 체육관 붕괴 원인에 초점을 맞춰 관리소홀, 설계·시공 부실, 안전수칙 위반 등을 조사 중이다.
수사본부는 행사에 참석한 부산외대 학생, 리조트 및 행사 대행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업무상 과실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대상자가 20∼3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리조트 안전관리 담당 순찰요원 10여명이 한 명도 자리를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붕괴사고 직후 행사를 주관한 이벤트업체 직원들은 리조트 숙소로 도망치는 등 종적을 감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경주시와 시공사로부터 체육관 시설 인·허가 관련 서류, 설계도면, 시방서 등을 확보해 부실공사 여부에 대해서도 분석 중이다. 경찰과학수사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4개 기관의 2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현장감식팀도 본격 감식에 돌입했다.
◆부실공사 의혹
대형 참사를 일으킨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는 허술하게 건립된 체육관 건물 등의 총체적 부실로 인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리조트 측은 건물을 신축하면서 공사비를 아끼지 위해 경량철골공법(PEB)을 선택, 화를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1205㎡(364평) 규모로 건립된 이 강당에는 경량의 철근 H빔 21개(기둥 14개, 보 7개)가 사용됐다. 경량철골의 경우 H빔은 철골구조물 제작업체에서 철판을 절단한 뒤 전기용접으로 접합, 강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 건물은 습기에 취약한 글라스올(유리섬유) 패널을 지붕과 벽체로 사용했고, 지붕의 기울기 역시 10%(일반 2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13초 영상 복원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와 관련해 20일 경찰은 사고 당시의 영상을 복구했다.
경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이벤트 업체의 카메라 감독이 촬영한 56분 동안의 영상을 복원해 분석한 결과 영상 초반에는 무대 위에서 학생들이 '커플 게임'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다 오후 9시 5분께 무대 뒤쪽 지붕에서 '쩍쩍' 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회자가 위를 쳐다보는 순간 지붕의 왼쪽과 오른쪽이 'V'자 형태로 동시에 붕괴된다.
이 순간 학생들은 무대 맞은편쪽 출입문과 오른쪽 벽면에 난 또다른 출입문 등을 향해 흩어지고, 13초 만에 영상은 검은색 화면으로 바뀐 채 학생들 비명소리만 들린다.
경찰은 "사고 50분 전부터 붕괴조짐이 있었다는 일부 진술은 동영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며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학생들은 평온한 상태로 환영회를 즐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 입장이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해 영상은 비공개할 방침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