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1개월 넘도록 산업은행에 증자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출자 여력이 없다는 게 이유인데 이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에서 최대한 기업자금 지원을 줄이거나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내부 지침을 세웠다고 들었다"며 "몇몇 상장사도 요청했다가 같은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플랜텍은 작년 12월20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포스코플랜텍 지분을 각각 36.2%, 7.8%씩 보유한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이번 유상증자에 각각 290억원, 62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포스코플랜텍 지분을 11.2% 보유하고 있다. 만일 포스코가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 신주 1주당 가격 528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산업은행은 최대 275억원 가량 지원을 할 수 있었다. 1주당 가격은 4600원으로 낮아졌다.
산업은행의 작년 실적 부진은 이미 업계에 알려진 사실이다.
이달 11일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작년 1조원대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작년 STX그룹 구조조정과 대우건설 손상차손 등의 여파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플랜텍이 최근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를 겪고 있어 산업은행 지원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플랜텍은 작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0% 넘게 줄어 99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올해 조직 및 인력 감축과 사업 전 부문 원가 절감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국내외 협력사와 함께 수주 경쟁력을 강화, 올해 흑자전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