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지구 상권, 테헤란로 지고 판교·종로·상암 뜬다

2014-01-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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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 중심 국내 게임업체들 입주, 월 임대료 12% 올라

상암동DMC·종로 등 기업 입주에 상권 발달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IT기업 대거 빠져나가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서울·수도권 업무지구에 변화가 생기면서 상권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고 광화문·종로 등 도심권 역시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준공되면서 주변 상권도 덩달아 뜨고 있다.
반면 기존 업무지구 중 가장 상권이 활발했던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는 게임·IT 기업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주춤한 상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에는 넥슨·엔씨소프트·NHN엔터테인먼트·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게임업계 대형 업체들이 지난해 입주를 완료했다. 위메이드·스마일게이트·웹젠·게임하이·엑스엘게임즈 등 중견 게임사들도 입주를 마친 상태다.

현재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이들을 포함해 700여개 기업, 3만8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상가의 임대료와 권리금도 폭등하는 추세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상가(전용면적 45㎡, 1층 기준)의 월 임대료는 평균 925만원으로 2012년 12월(평균 825만원)에 비해 12.1% 가량 올랐다. 권리금 역시 최고 1억원까지 형성됐다.

서울 상암동 DMC 역시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KBS미디어·SBS미디어·CJ E&M 등 대형 미디어업체들이 신사옥에 입주했고, 올해 YTN미디어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다. LG 유플러스, LG CNS, 펜택 등 IT 업체들은 이미 입주했다.

상암동 DMC 인근 상가(전용 45~66㎡, 지하 1층 기준)들은 지난 2011년 12월 평균 임대료 302만5000원에서 지난해 12월 335만원으로 2년새 10.7% 올랐다. 권리금도 같은 기간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50%나 뛰었다.

향후 상암동에 방송사들이 잇따라 입주하게 되면 상주 직원 뿐만 아니라 방송·연예계 관계자 등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상암동 DMC의 경우 대부분 식당들이 지하 아케이드에 자리잡고 있다"며 "판교나 상암동처럼 평균 소득이 높은 직장인들이 많은 지역은 점심·저녁 외식업이 번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1가 인근 역시 최근 1년새 임대료가 급등한 지역이다. 인근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속속 준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권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만 대형 오피스인 그랑서울·연합미디어센터·대한빌딩이 준공됐다. 올해는 청진동에만 3분기 올레플렉스, 4분기 광화문D타워 및 청진제8지구 등 3개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청진동을 중심으로 한 종로1가 상가(전용 66㎡, 1층 기준)의 월 임대료는 평균 745만원으로 2년새 8.7%(60만원) 상승했다. 권리금도 같은 기간 최고 2억7000만원에서 3억7000만원으로 1억원 올랐다.

반면 역삼동·삼성동 일대 테헤란로의 경우 상권이 주춤하는 추세다. 지난 2012년 12월까지만 해도 테헤란로 일대 상가(전용 66㎡, 1층 기준)의 평균 임대료는 975만원으로 이들 지역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는 860만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권리금 역시 같은 기간 최고 3억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테헤란로의 상권이 주춤한 이유는 게임·IT 업체들이 대거 판교테크노밸리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판교의 경우 신분당선을 통해 강남역과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데다 임차료도 테헤란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2년 테헤란로에서 판교로 이전한 카카오의 이수진 팀장은 "회사 규모가 커지다보니 테헤란로의 사무실에서는 한계가 있었다"라며 "전 직원이 모일 수 있는 업무공간을 물색해 판교테크노밸리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무지구 상권의 경우 기업체의 이전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외식수요가 많다 보니 고정 고객인 직장인의 수가 줄면 임대료도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원 소장은 "상암동 DMC와 판교 등 새로 조성되는 업무지구에 기업 입주가 이뤄지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다만 테헤란로의 경우 게임 및 IT 업체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일 뿐 대체업종이 다시 입주를 시작하면 점차 상권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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