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개발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에 설치한 30MeV(백만 전자볼트) 급 중형 사이클로트론 RFT-30이 지난해 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시설 인허가 및 생산허가, 시설검사를 받고 시험운전을 거쳐 올해부터 연구목적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RFT-30은 수소 음이온 H-(수소 양이온+전자 2개)를 고전압/고주파 전극을 사용해 나선형 궤적으로 가속한 뒤 얇은 탄소 포일을 통과시켜 전자를 제거해 수소 양이온(양성자)을 인출하는 30 MeV 급 중형 사이클로트론으로 1.5V 건전지 2000만개에 해당하는 에너지인 30MeV까지 수소 입자를 가속할 수 있다.
사이클로트론은 표적 물질의 원자핵에 높은 에너지의 양성자를 충돌시켜 원자핵을 이루고 있던 중성자 또는 양성자 한 개 이상을 방출시켜 새로운 입자로 바꾸는 핵반응에 의해 조기 암 진단을 위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용 동위원소 등을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다.
RFT-30은 2008년 개발 후 2009년 첫 설치 당시 빔 전류를 안정적으로 인출하지 못해 가동에 차질을 빚어왔으나 첨단방사선연구소 방사선기기연구부 허민구 박사 팀이 자기장 보정과 전력 공급 안정화를 통해 출력을 향상시켰다.
2012년 9월부터는 채종서 성균관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연구진으로 구성된 사이클로트론 정상화 TFT를 통해 가속기 주요 결함을 해결해 30MeV에서 200㎂의 빔 전류를 2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인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벨기에 IBA사 제품 수준의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 가동 중인 사이클로트론은 총 39대(국내 개발은 8대)로 30MeV 규모는 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IBA 싸이클론-30과 MC-50에 이어 RFT-30이 3번째로 국내 가속기 개발/운영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RFT-30이 가동됨에 따라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및 PET에 사용되는 동위원소와 치료용 동위원소 등 방사성 의약품의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고 사이클로트론에서 발생하는 양성자 빔을 활용해 환경, 우주, 생명공학 등 첨단 기초 및 응용과학 연구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원자력연은 RFT-30를 이용해 코발트-57(57Co), 갈륨-67(67Ga), 요오드-123(123I), 탈륨-201(201Tl) 등 SPECT 용 동위원소와 요오드-124(124I), 브롬-76(76Br), 게르마늄-68(68Ge) 등 PET 용 동위원소, 팔라듐-103(103Pd)과 같이 암 치료와 진단을 동시에 수행하는 동위원소를 개발하고 각종 암과 뇌 질환 등의 난치성 질환 진단을 위한 화합물의 체내 거동 관측 방사성 동위원소 표지화합물과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원자력연은 연구용 목적으로 인허가 받은 RFT-30을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한 뒤 동위원소 생산과 시설 관리를 위한 인력 충원 후 판매 인허가로 변경할 예정으로 이후 동위원소 생산 전문 기업 유치와 기술 이전을 통해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자력연은 SPECT/PET의 핵심 기술인 방사선 센서 소재와 센서 기술 자립을 통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의료용 방사선 영상기기를 2015년까지 완전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으로 센서 소재 및 센서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