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스트레스ㆍ음주ㆍ다이어트 등 각종 생활습관으로 탈모를 고민하는 젊은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탈모 연령은 갈수록 하향화되고 있는데 탈모 현상의 근간인 두피 치료는 여전히 성형외과와 피부과, 한의원 등의 값비싼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탈모 및 두피 치료의 대중화를 선언한 박갑도 닥터스 대표(48)를 만났다.
◆뷰티업계, 최단기간 최다 가맹점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두피 케어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존 두피 케어 매장이 경제력이 높은 중·장년층을 상대로 했다면, 닥터스는 저렴함을 내세워 2030세대도 두피 치료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차별화 덕분에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1년 3개월 만에 73여개를 돌파, 지난해 뷰티 분야 최단 기간 최다 가맹점 기록도 세웠습니다."
지난 21일 경기도 일산 장항동 닥터스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젊은 CEO' 답게 당당했다.
그는 "지난 3년간은 국내 시장에 뿌리를 내리 과정이었다"며 "특허성분이 함유된 제품 개발과 관리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내 손으로 안해본게 없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해외 진출에 주력해 매출의 50%를 글로벌에서 달성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닥터스는 친환경 제품으로 두피를 관리, 탈모를 방지하는 업체다.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 외에도 문제성 두피를 가진 이들, 성장기 청소년들 및 일반인을 위한 두피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는 "최근에는 유전적인 요인 뿐 아니라 스트레스나 음주, 다이어트, 잦은 파마 등으로 20대 조기 탈모를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령층도 20대에서 청소년, 아동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두피 케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본래 대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현대그룹에 1992년 입사해 10년 정도 자동차 판매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선배들을 따라다니면서 24시간 내내 '고객'만 생각했습니다. 그때 했던 세일즈 영업을 통해 세상도 많이 배웠죠. 전국 판매왕 상도 세 차례나 받았습니다."
◆무모한 도전으로 인생 쓴맛 알아
'고(故) 정주영 회장 같은 기업인되겠다'며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떠날 때는 반대도 많았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재생시멘트 사업은 박 대표에게 '인생의 쓴 맛'만을 남겼다.
20대부터 학업보다 장사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 터라 좌절감이 더 컸다. "당시 사회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었는데, 이때 재생 시멘트 사업을 하면 잘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한게 화근이었죠.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 경영에 미숙한 점도 있었고, 재생시멘트라는 것도 일종의 '붐'처럼 빨리 지나가 빚만 떠안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죠"
박 대표가 인생의 가장 암울한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건 '아버지의 교육' 덕분이다.
"어렸을 때부터 신발 및 화학 소재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꽤 유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어요. 그럼에도 아버지는 제가 중학생 되던 시절부터 '스스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죠. 아버지는 환경에 영향 받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어요."
엄격했던 아버지 덕에 그는 중학생 무렵부터 스스로 학비를 벌었다.
"억지로 떠밀려 신문배달을 했죠. 방학때는 공사판에서 막노동도 했습니다. 함께 시작한 5명의 친구들은 1주일만에 모두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저는 방학 한 달 내내 공사판에서 일했어요. 당시에는 그게 정말 싫었는데, 그때 아버지가 저를 강하게 키운 덕분에 위기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두피 시장이 눈에 들어온 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그는 40대 초반에 가벼운 탈모를 경험했는데 당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박 대표는 "기존 병의원 탈모 치료는 너무 비싸고, 범용 제품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국내에도 탈모 및 두피 치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업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닥터스의 성공요인으로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을 높인 유통망'을 꼽았다.
박 대표는 "기존 매장이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닥터스는 대중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두피 케어가 비싼 이유가 중대형 고급매장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비싼 백화점에 입점하고,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추가하죠. 기존 업체들이 50~100평 이상의 중대형 매장을 추구할 때 우리는 10~14평의 소형 매장을 취했죠. 일반 두피 케어의 50% 수준으로 비용을 낮춘 것도 적중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맞물려 닥터스의 실제 고객 역시 10~30대가 대부분입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 중 90%를 역 근처 1층상가로 옮기고, 주부 고객 유입이 많은 마트 입점도 확대했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행사도 진행했는데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는 "일회성으로 진행한 행산데 10~20대 수요가 몰리면서 초도물량 1000장이 완판 돼 3차례나 추가공급 했다"며 "기대 이상의 호응에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장 속도를 내 300호점 개설이 목표"라고 했다. 매출 목표도 3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현재 매장이 73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무리한 목표가 아니겠냐고 묻자 그는 "이미 가두점 뿐 아니라 마트, 소셜커머스 등 신 유통망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일부 역세권 매장의 경우 월 7000만원을 올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자신했다.
◆한국을 넘어 해외로
해외 진출도 가속화된다.
그는 "창업 당시 브랜드명에 외래어를 썼던 이유도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에 대비했기 때문"이라며 "작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공급계약에 이어 올해는 중국과 싱가포르, 미국, 홍콩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도리를 다하고 싶다"며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직원들과 그 혜택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의 학교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여성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는데, 모자가정ㆍ다문화 가정 여성들에게 필요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사회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설립 초기의 목표를 오늘도 되새긴다"며 "힘들게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ㆍ모자 가정의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들을 고용하고, 근로조건과 급여수준을 현실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본사 직원 70명 가운데 50%만 정규직인데, 올 3월안에 이들을 100% 정규직화 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그가 이처럼 사회적인 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가족'이다. 박 대표는 아이들의 학교를 쫓아다니면서 운영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가정적이다.
박갑도 대표는 "아버님의 교육방식을 존중하지만 아직 그만큼은 못 따라간다"며 "언제 어디에서나 기본에만 충실하면 사람이든 사업이든 성공하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