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KAI 사장 "T-50, 미국에 1000대 팔 수 있다"

2014-01-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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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KAI 사장이 22일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개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기업설명회에서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제공=KAI]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미국 공군이 소유한 T-38 고등훈련기가 40년이 다 됐습니다. 현재 전체 1000대 가까이 운영되고 있고, KAI에서 1차 목표로 400대를 목표로 하고 있고, 그게 인증되면 미국 시장 전체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CCMM)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향후 계획을 밝힌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하 사장은 "T-50은 F-16과 굉장히 유사하다. 편의성이나 속도, 전자시스템 뿐 아니라 F-16이나 F-35의 동생같은 모델"이라며 "(T-50은)미국의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KAI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초음속 항공기인 T-50는 지난해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수출된데 이어 이라크에 방산 수출 사상 최대규모인 11억3000만 달러(이라크 수출 모델 T-50IQ)의 계약이 성사된 바 있다.

하 사장은 "미국이 T-50을 훈련기로 수입해 간다면 서방세계 훈련기 시장은 거의 T-50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KAI의 '2020 비전'의 매출 10조 목표 안에 미국 물량은 최소한인 500대로 잡은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면 KAI는 예상보다 굉장히 넓은 시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사장은 또 군·민 항공기 중정비 서비스(MRO) 사업 부문의 확대 의지도 피력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과의 MOU 등을 통한 사업 확대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항공기 한 대를 팔면 최소 30~40년 동안 기술지원이나 부품을 제공하면서 이익을 창출한다. 미국은 최신예 전투기를 팔고 앉아서 돈을 벌고 있다"며 "저희는 고객도 확보하고 돈도 벌 수 있는 MRO 사업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이어 "현재 일본 항공사인 JAL EC(JAL의 MRO 계열 법인)와 MRO 협력을 맺은 상태"라며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 국내 LCC들과 MRO 사업 MOU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RO사업은 각 항공사들의 항공기 정비를 위탁해 맡는것으로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외에 MRO를 맡기고 있다.

하 사장은 "예를 들어 항공기 한 대에 1년에 15억이 MRO 운영비용으로 들어간다면, 단순 숫자 계산으로 향후 KAI의 항공기 운용 목표인 1700대를 통해 MRO에서만 연 2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국산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인 보라매(KFX)사업에 대한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T-50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됐다"며 "차세대 전투기 개발은 T-50 개발 이전보다 훨씬 쉽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KFX의 개발비용 조달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KFX를 개발하는데 7~8조원의 비용이 든다고 보는데, 여기에 정부가 60~70%를 부담하고 9년에서 10년에 걸쳐 개발이 되기 때문에 매년 투자되는 비용은 800~900억원"이라며 "내년에 KAI의 목표 영업이익이 1600억원인만큼 (개발비용은)자체적으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한편 KAI의 민간기업 매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민영화나 M&A의 문제는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 경영권의 문제라기 보단 소유권의 문제"라며 "주주분들이 걱정할 문제라고 보고 경영인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KAI는 현재 한국정책금융공사가 26.41%로 최대주주이며, 현대자동차와 삼성테크윈이 각각 10%씩 보유해 공동 2대 주주로 있다.

KAI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2011년 이후 매각을 추진했으나 두 차례 불발됐다.

1977년 대우그룹으로 입사한 뒤, 대우중공업(주), 삼성항공산업(주), 현대우주항공(주)이 통합해 출범한 KAI의 부사장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던 하 사장은 성동조선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5월 다시 KAI 사장으로 복귀했다.

한편 KAI는 이날 2014년이 연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 항공기업 도약을 달성하는 '2020 비전'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도 전년 대비 25% 증가한 7조7000억원으로 잡고 2014년말 16조6000억원의 수주 잔고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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