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은경을 아직도 아역이라 생각한다면 ‘수상한 그녀’를 보라

2014-01-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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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심은경은 아역배우 출신이다. 2004년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데뷔를 했으니, 연기 경력 10년차, 이제 갓 스무 살이 됐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그만큼 긴 시간이기에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아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심은경은 그런 평가도 잘 알고 있고, 어떻게 해야 그런 편견을 깰 수 있는지 꿰뚫고 있었다. 그래서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제작·제작 예인플러스)를 선택했다니 말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심은경은 “데뷔한지 10년차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동안 아역으로 활동했던 것은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계기와 발판이 된 시기였지만 오히려 성인이 된 지금부터가 저의 역량을 보여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0년 했다고 자만에 빠지면 안되는거죠. 저는 신인배우 심은경입니다.”

자신의 위치와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만큼 배역에 푹 빠져 있는 심은경이었다. 인터뷰 내내 사투리가 섞인 말투는 영화 속 ‘오두리’를 생각나게 만들었다. 외모는 프랑스 영화 ‘아멜리아’의 오두리 토투를 연상시켰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삶의 회의를 느끼던 70대 할머니 오말순(나문희) 여사는 ‘청춘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으면서 20대로 돌아가자 이름을 오두리로 바꾸고 제2의 삶을 계획한다.

“아직 말투가 남아 있다”는 심은경은 “현장에서 황동혁 감독님과 대화를 나눌 때면 항상 사투리를 썼다. 습관이 되다보니 서울 말투로 말하면 어색했다. 지금도 할머니처럼 등을 굽어서 걷는 습관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이번 영화는 특히 역할에 너무 몰입을 했다”고 회상했다.

할머니 연기를 위해 심은경은 나문희의 분량을 많이 봤다고. “팔자걸음과 억양, 발음, 톤, 어떤 행동을 자주 하시는지 포인트를 찍어 배우려고 했다”며 “그러나 저 나름대로 소화해야했기에 따로 연습을 했다. 나문희 선생님의 웃음소리는 따라하고 싶어 미흡하지만 도전을 했다”며 웃어 보였다.

심은경은 ‘수상한 그녀’에 출연한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죠. 제 나이대에 이렇게 큰 역할을 주신 감독님과 영화사 대표님께 감사드려요. 이제 아역이 아닌 성인 연기자로서 연기에 매진해야죠.”
 

[사진=남궁진웅 기자]

끝으로 심은경은 “영화 속 이미지 때문에 통통하게 보시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제로는 왜소하다. 제 외모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수상한 그녀’는 걸쭉한 욕쟁이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 여사가 가족들이 자신을 양로원에 보내려는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아들 반현철(성동일)을 교수로 키웠다는 자부심 하나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노모는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모습을 남기고 싶었던 오말순 여사는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청춘사진관'에 들어간다. "50년은 젊어 보이게 찍어드리겠다"는 사진사(장광)의 말은 현실이 된다. 하지만 겉모습만 20대, 말투나 행동은 70대 그대로, 그게 바로 수상한 그녀 오두리이다.

심은경의 넉살 좋은 코믹 연기에 관객들은 그야말로 ‘빵’ 터진다. 웃음만 주는 영화가 아니라는 게 추천 지수를 높인다. 핵가족·고령화 시대에 맞물려 소홀해진 경로사상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어머니라는 존재에 영화적으로 무게를 실어 부모님께 전화를 걸게 만든다.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성인 동반 시 초등학생도 볼 수 있다. 2시간 4분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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