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포맷 수입? 이제는 수출한다…'예능한류'에 빠진 중국안방

2014-01-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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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판 '아빠 어디가' 웨이보]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코리아'는 얼굴을 보지 않은 채 목소리와 노래 실력만으로 코치들이 마음에 드는 참가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프로그램의 원형은 지난 2010년 네덜란드에서 방송된 '보이스 오브 홀란드'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방식 덕분에 '보이스 오브 홀란드' 포맷은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탈리아, 스위스, 터키 등 50개국이 넘는 나라에 수출됐다.
국내에서 방송된 tvN '코리아 갓 탤런트'와 'SNL코리아',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도 각각 '갓 탤런트', 'SNL', '프로젝트 런웨이'를 수입,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포맷을 판매할 때는 프로그램의 저작권뿐 아니라 제작 예산안, 제작 일지, 편성 아이디어, 캐스팅 조언 등 프로그램을 실제로 진행하면서 쌓은 경험을 모두 수출한다. 완성품이 아닌 제조과정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사정을 고려해 대본 수정이 가능하다. 포맷을 판매한 원제작사에서 플라잉PD도 파견, 제작 노하우를 직접 전달해 비교적 쉽게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

과거 일본을 시작으로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왔던 방송사들이 최근 높은 완성도와 인기에 힘입어 예능 포맷을 수출하고 있다. 주요 타깃은 중화권.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MBC는 지난해 4월 중국 후난위성TV에 '아빠 어디가' 포맷을 판매했다. 영토가 넓고 언어가 상이한 중국에서 시청률 1%는 인기 프로그램의 척도로 여겨지는데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연일 기록행진을 펼쳤고 지난달 27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장판 '아빠 어디가'도 오는 31일 개봉 예정이다.

그동안 중국은 연예인의 사생활이 상대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시장이었다. 연예인 자녀들은 더 철저하게 보호됐다. 때문에 스타들의 잠이 덜 깬 모습이나 민낯에 잠옷 차림 등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사실적으로 카메라에 담기는 ‘아빠 어디가’는 성공이 예견됐다. 배우 겸 가수 린즈잉 부자, 전 다이빙 선수 톈량 부녀, 감독 왕위에룬 부녀, 유명 모델 장량 부자, 배우 궈타오 부자 등 중화권 톱스타의 가족이 출연한 것도 큰 몫을 했다.
 

[사진=쓰촨위성TV]


KBS는 지난해 6월 중국 측 제작사 쓰촨위성TV와 '1박2일' 포맷 판매 및 제작지원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연출을 맡았던 최재형PD가 플라잉PD로 파견돼 감수자 역할을 맡았다.

'1박2일'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단체 줄넘기를 하던 중 줄에 뺨을 맞고, 복불복으로 쓰디쓴 차를 마시며 얼굴을 찡그리거나 10초 안에 밥을 후다닥 먹어치우는 등 웃음을 위해 망가지는 남자 스타들의 모습을 보며 대륙이 포복절도했다.

예능프로그램의 포맷 수출은 현재 진행형. JTBC에서는 '히든싱어'에 이어 '대단한 시집'이 중국에 수출됐으며 tvN '꽃보다 할배'도 포맷 판매를 협의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은 한국의 정서와 무관하고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도 아니므로 중국 연예인이 출연해도 쉽게 재미를 찾을 수 있다. 한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맷 수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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