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수요를 확대시켜 정제마진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유가 하향 요인이 더 많은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화 강세 기조로 인해 국제유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면서 1월 둘째주까지 2주간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한파로 인해 석유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해 당분간은 정제마진 강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상 겨울철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북미지역 이례적인 한파가 불어 닥쳐 연료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한파는 정제시설 가동 차질을 유발해 유가 상승을 야기하기도 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미국 Valero사의 19만5000 배럴 정제시설이 가동을 중단했고, Marathon의 디트로이트 12만 배럴 정제시설도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
북미 지역은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 생산증가로 최근 국제유가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17년 이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석유 최대 생산국으로 등극할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유가 향방을 예측하는 데도 북미지역 수급상황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해외경제연구소는 “2010년대 중반부터 에너지 패권이 중동에서 미주로 이동하고 있다”며 “중동지역은 자체수요 증가, 생산량의 제한적 증가 등으로 수출 여력이 감소하며 에너지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의 정제마진 상승세는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향 압력을 주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리비아 원유수출 일부 재개와 이란의 핵 합의 이행 방안 타결 등으로 원유가격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보통계센터 소장은 “북미 한파는 난방유 수요 증가로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란 핵협상이 전전돼 지정학적 불안이 완화되고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가치가 상승하면서 유가는 향후 약세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이상기후와 한파 영향이 북미에 집중돼 있고 확산될 가능성이 없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