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뷔 10년차 한지민 "연기 계속해야 할지 고민 많았다"

2014-01-1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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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한지민(32)은 지난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을 통해 데뷔했다. 정확하게는 연기자로서의 첫 작품이었다.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 해태, 롯데, 보령메디악스, 제일제당, 맥도날드 등 잡지 모델과 광고로 얼굴을 알린 그에게 연예계는 어색하지 않았다. '올인'에서 학년은 1년 위지만 동갑내기인 송혜교의 아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올인' 때는 10년 뒤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10년 후가 찾아왔네요.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된 연기, 기회가 왔으니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막연하게 서른 살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지 고민하다 보니 10년이 지났고 계속 이 일을 하고 있네요."

'올인' 이후 MBC '좋은사람', KBS2 '부활', '위대한 유산' 등 여러 드라마의 주인공을 연기하며 10년을 보낸 한지민을 영화 <플랜맨>(감독 성시흡·제작 영화사 일취월장)을 화제 삼아 지난 8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배우로 살아온 10년에 대한 얘기가 길어졌다. "주어진 큰 그릇을 채우지 못했다는 생각에 좌절하기도 했다"는 그는 "그럼에도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내가 다른 누군가를 대신해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며 매 작품들을 만났다"고 회고했다.

"그리 길지 않지만 제 연기 인생에 있어 영화 <청연>(2005)이 주는 의미가 컸어요. 같은 해 '부활'(KBS2)에도 출연하면서 연기력에 탄력이 붙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 것 같고요. 연기를 못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더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그런 아이러니가 저의 10년을 이끌었어요."

감회에 젖은 눈망울에 추억이 방울방울 어렸다. "한 작품, 한 작품이 소중했어요. 연기할 수 있는 기회들에 감사했고 지금도 감사하죠. 다시 한 번 10년, 앞으로 10년 뒤를 생각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연기를 하는 오늘,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일이에요."
 

[사진=이형석 기자]

어느 덧 서른둘. 30대가 되니 "결혼은 언제 할 생각 계획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아직 앳된 얼굴의 한지민은 매사가 '연기 삼매경'이다.

"전도연 선배님이나 김혜수 선배님과 비교해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TV에서 시작한 배우들이지만 영화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너도 스크린 통해 좋은 모습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해 주시는 거예요. 저도 꼭 그렇게 되고 싶어요. 더욱 깊이 있는 모습으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배우로서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다. 연기에 대한 자성은 변화를 추구하는 배경이 됐다.

"(연기가)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목소리가 똑같다는 얘기가 있을 적마다 부끄러워요. 독특한 캐릭터를 원하게 된 이유예요. 그래서 김명민 선배님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화려한 외양의 객주로 변화를 시도해 보기도 했고, 이번에 계획 없이 못 사는 남자를 연기하는 정재영 선배님과 짝을 이뤄 무계획이 특기이고 즉흑정 삶이 몸에 밴 록밴드 보컬이 돼 본 것이기도 해요. 물론 '저 배우가 저런 연기도 하는구나' 하는 평가가 최종 목표는 아니에요, 관객 입장에서 작품에 녹아드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마인드겠죠?"

<플랜맨>은 단 1초라도 계획대로 살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도서관 사서 한정석(정재영)이 무계획이 몸에 배인 유소정(한지민)과 부딪히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소정은 정석이 흠모하는 그녀 이지원(차예련)와 연결해 주기 위해 밴드 활동을 제안하지만, 정석은 조금씩 느슨하게 변해 가는 자신을 느끼며 소정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현대인들 사이에서 만연한 개인주의와 ‘마음의 병’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었다.

무거운 역할 위주로 필모그래피를 채워 오던 정재영의 코믹연기와, '여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깜찍하면서도 섹시한 록커로 변신한 한지민의 노래 실력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한정석이 결벽증을 겪게 된 계기가 다소 억지스러운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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