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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나란히 불참한 이건희 삼성 회장(왼쪽부터)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새해 첫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의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이른바 '빅3'가 모두 불참하면서 맥이 빠졌다.
올해 박근혜 정부가 경제 활성화에 주력키로 한 가운데 전경련이 재계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회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구본무 회장의 회의 참석은 끝내 불발됐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구 회장의 참석 여부였다. 구 회장은 지난 1999년 '반도체 빅딜 사건' 이후 전경련 보이콧을 지속해 왔다. 당시 반도체 사업을 강제적으로 현대전자에 넘기는 과정에서 전경련이 영향력을 행사한 데 대한 서운함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7일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식에 참석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다. 구 회장은 전경련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개무량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날 새해 첫 회의에 불참하면서 구 회장과 전경련의 악연은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지난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식 때 독감으로 불참했던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 회장은 이날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참석이 예정돼 있어 애초부터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재계를 대표하는 '빅3'가 연초부터 전경련과 거리를 둔 행보를 보이면서 재계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올해 박근혜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투자 및 고용 확대 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거물급 기업인들이 전경련에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제대로 대응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재계 인사는 "상징성이 강한 그룹 총수들이 새해 첫 회의부터 모두 불참해 아쉽다"며 "앞으로 정부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때로는 고언을 해야 할 상황도 많이 발생할텐데 전경련이 힘을 낼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