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세월은 흐르는 것이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2014-01-01 15:45
  • 글자크기 설정

김성근 외 20명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절로 먹어지는 건 나이다.
어릴적엔 빨리 나이먹고 싶어하지만, 어느 순간 나이는 그림자처럼 붙어 우리를 낡아지게 한다.
단테의 사부 베르길리우스가 "서서히 죽어가는 자들이여 자만하지 말라"고 했듯 나이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길잡이다.
하지만 이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100세시대가 된 세상에서 현대인들은 의기양양하다.

 신간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에 글을 실은 우리 시대의 '어른' 20명은 입을 모아 '나이듦의 즐거움'을 보여준다. 

 저자들의 연령대는 불혹을 지난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언론인인 이영만(60) 헤럴드미디어 대표는 중국 춘추시대 고사성어를 빌려 와 "나이 듦은 복"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제나라 재상 관중은 전쟁통에 길을 잃었을 때 늙은 말을 풀어 길을 찾았습니다. 젊은 말은 빠르지만 늙은 말은 지름길을 압니다"라며 "세월은 지혜"라고 말한다.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추구해 유명해진 '야신' 김성근(71) 감독의 말은 더 독하다. 나이 숫자를 외우는 것은 무기력한 이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꼬집는다.

김연철(49) 인제대 교수는 개인의 시간 대신 '사회적 세월'인 분단 60여 년의 역사적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교사회학자인 정태식(57) 경북대 교수는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시간관을 이야기하며 우정과 사랑을 통한 합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필자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김욱(83) 작가는 "국가와 민족, 사회의 틀 안에정해졌던 사회적 운명은 끝났으니 이제 자유로운 개인으로서의 운명을 살겠다"며 '신노인 운명론'을 전한다. 국가와 민족, 사회의 틀 안에서 정해졌던 사회적 운명은 끝났으니 이제 자유로운 개인으로서의 운명을 살겠다는 것. 그러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못된 늙은 놈’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세월은 약이고, 경험이고, 지혜이다. 세월은 쓰는 사람의 몫이다.  시간을, 세월을 어떻게 써야 할까.  이 책에 희망과 격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페이퍼로드. 244쪽. 1만2천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