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갑오년(甲午年)이 밝았다.
올해는 말 중에서 가장 진취적이고 활달하는 청마, '푸른 말'의 해다.
롯데갤러리는 '청마시대'전을 타이틀로 한국, 몽골, 호주작가들의 말 그림을 모았다. 삼국의 작가 28명이 회화 조각 설치물등 말을 주제로한 7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 몽골, 호주 등의 작가 28명이 회화, 조각, 설치물 등 말을 주제로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나라는 김석영, 송형노, 김점선 등 9명, 몽골은 차드라발 아디야바자르, 바트뭉크 다르마 등 15명, 호주는 마기 셰퍼드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굵고 거친 획으로 단번에 그려낸 듯한 고 황창배 화백의 청마를 오랜만에 만나볼수 있고, 전통자개의 기법을 이용한 벽화같은 푸른말을 담아낸 장동문화백, 속도감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김석영 작가등 한국 작가의 작품은 말이라는 대상에 의미를 두기보다 말을 해석하는 데 집중한다.
몽골 작가들은 징키스칸의 후예다운 말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초원이나 설원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 속도감 있는 붓질 표현이 두드러진다. 몽골장수들의 전투와 전쟁을 소재로 한 소드놈도르지의 푸른 말들의 동세는 치열한 삶의 찰나를 연상케하고, 몽골국립현대미술관장의 차드라발의 말은 대담한 구성과 강렬한 새책와 동세로 눈길을 끈다.
몽골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엥크타이반의 절규에 가까운 표효가 느껴지는 말은 현생의 삶 너머에 존재하는 영원한 세상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세계 2위의 마필 생산국이자 경마클럽 등으로 유명한 호주의 작가들은 말에 개인의 심상을 투영시키는 등 서정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작가 개인의 심상을 투영시켜, 선묘적인 붓놀림으로 말과 사람의 친화관계를 보여주거나, 말에 얽힌 사연들을 시적으로 풀어냈다.이번 전시는 롯데갤러리는 2월 3일까지, 에비뉴엘 전층에서는 2월 24일까지 선보인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장은선 갤러리는 말을 주제로 작업하는 중견 조각가 최일의 작품을 2일부터 11일까지 전시한다. 말의 신체, 몸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춘 말 조각 20여점을 설치한다. 근육의 덩어리감과 양감을 통해 말의 몸이 가지고 있는 조화미와 숭고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월 17일까지 ‘힘찬 질주, 말’ 기획전을 이어 간다. 청동기시대 말 머리뼈부터 삼국시대의 말 모양 토기 등 관련 유물 64점을 공개했다.
암수 두 마리의 말이 노니는 장면을 그린 조선 후기의 ‘곤마도’, 버드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말을 그린 지운영 화백의 1923년 작 ‘유하마도’ 등이 나왔다. 전시에선 서울 마장동의 유래가 된 사복시 마장원(馬場院)과 관련된 ‘살곶이 목장지도’, 경주 현곡면 왕릉급 고분 호석(護石)에서 나온 말 신장 (神將) 등을 관련 학계의 성과 및 해석과 함께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은 ‘말 타고 지구 한 바퀴’전을 연중 내내 이어 간다. 경주 금령총에서 나온 ‘기마인물형토기’,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도’ 등에 등장하는 말의 모습 등을 보며 세계 각 지역의 말과 관련된 문화를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