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왜 1994에 응답해야 하는가?

2013-11-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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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서태지와 발해를 꿈꿨고, 성수대교 붕괴로 슬픔에 잠겼으며, 52년 만의 폭염으로 뜨거웠던 1994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2013년 케이블TV 최고 프로그램에 빛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다사다난했던 1994년을 배경으로 시즌 2를 시작해 신드롬급 사랑을 받고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 다른 별종이라며 신인류라 불렸던 X세대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정 드라마인 '응답하라 1994'는 경상·전라·충청 각 지역에서 올라와 서울 연세대 앞 신촌하숙집에 함께 살게 된 94학번 '촌놈'들의 이야기다.
◆한국 대중문화의 르네상스
1994년 가요계는 김건모,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투투, 박진영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 등장으로 풍성했다. 김건모의 2집 '핑계'는 183만장이라는 경이적 기록을 세웠으며 문화대통령 서태지는 소녀들이 소리 지를 수 있는 이유였고, 대중음악의 아이콘이 된 박진영이 데뷔했다. 댄스가요뿐만 아니라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영화 '건축학개론'의 테마곡이 되어 2012년을 다시 한 번 강타했던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등 20년이 지나도록 대중의 곁을 지키고 있는 명곡들이 쏟아졌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만들어준 MBC '사랑을 그대 품안에'(최고 시청률 45.1%), 녹색 눈동자의 심은하가 음산한 목소리로 공포에 떨게 한 MBC 'M'(최고 시청률 52.2%), 젊은이들의 승부와 좌절·사랑을 숨 가쁘게 그려낸 농구 드라마 MBC '마지막 승부'(최고 시청률 48.6%)가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의 큰 사랑 속에 MBC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영광의 별명을 얻었다.

◆농구장, 오빠부대의 함성으로 가득 차다
'빠순이' 성나정(고아라)이 열광하는 대상은 서태지도 차인표도 아닌 연세대 농구팀 선수 이상민이다. '응답하라 1994'는 40여만명을 농구장으로 불러들이며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던 1994년 농구대잔치를 배경으로, 농구팀 최초로 오빠부대를 만들어냈던 연세대팀을 집중 조명한다.

농구대잔치 93-94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실력만큼 우월한 외모로 웬만한 아이돌은 따라잡을 수 없는 인기를 누린 연세대팀. 그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선수 문경은·우지원·김훈은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 독수리 오빠들의 20년 전 그때를 직접 재현했다. 문경은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농구가 그때의 전성기를 다시 찾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전에 없던 신인류, X세대
'국민학교' 때 구슬치기와 고무줄 놀이를 즐기고 대학교 땐 삐삐와 486컴퓨터에 열광했던 X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교차로다. 그들은 음악시장의 재편과 글로벌화 등 수많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몸소 겪으며 변혁의 욕구, 발 빠른 적응력 등을 자연스럽게 습득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했다. 2013년,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X세대는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떨기 추억으로 그들을 응원하는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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