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은 28일 서울에서 제3차 국방전략대화를 열어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CADIZ 문제를 공식 협의했지만 양국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 후 열린 브리핑에서 "양국은 최근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문제를 의제로 다뤘다"며 "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중국 측에 강한 유감과 시정을 요구하는 등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우리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가 포함되도록 확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번 그은 방공구역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한중, 미중, 중일 간의 전략적 대화를 하더라도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매우 힘든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신창훈 아산정책연구 연구위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테러리스트들의 접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CADIZ를 설정하려 했지만 중국 외무성의 회유로 무산된 바 있다"며 "CADIZ를 설정할 경우 댜오위다오(일본명 센가쿠열도)를 포함시켜야 하는데 자국의 영토라고 생각하는 곳까지 국제분쟁화 시키는 형국을 우려해서 였다"고 말했다.
그후 배타적경제수역 상공의 비행자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온 중국이 미국과 일본을 의식해서 그은 선을 쉽게 철회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한건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쓴 '중국 이야기(On China)'를 인용하며 "미국은 체스에 비유해 이라크를 무너트리든 적 이라고 여기는 소련의 끝을 보는 등 상대의 왕을 잡지만 중국은 바둑의 형태를 띠고 있다"며 "각 지역에서 여러 형태로 이기거나 지지만 전체적으로 자신이 이겨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이기기만 하면 되는 (바둑의)형태"라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미중관계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힘이 약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지만 본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하찮은 돌 같아 보이지만 공을 들였다가 10~20년 후 자신들이 강해졌을때 그 곳에 가일수를 두는 식의 전략적 포섭이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홍도와 마라도 등 문제가 더 심각하다. 자주국방을 하는 우리의 안보상황이 변했으면 2008년도에 법을 만들어 좌표를 찍을때 개선했어야 했는데 미국이 설정한 것을 그대로 따른셈"이라며 "일본의 잘못을 묵인한 것으로 이런 우리의 치부를 정부스스로가 들춰내야 하는 상황임을 인지한 중국이 전략적으로 영리하게 머리를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