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업계, 글로벌 시장 도태 위기…주요 선사 연합 재편 움직임

2013-1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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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오랜 침체기에 빠져있던 글로벌 해운업계가 조금씩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해운시장 역시 주요 선사들의 연합 등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해운업계는 유동성 위기와 정책지원 미비로 이 같은 세계 해운시장 재편을 바라만 봐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 해운업계 내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국내 해운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5일 국내외 해운업계에 따르면 덴마크의 세계 1위 해운선사인 머스크와 2MSC, 3CMA-CGM 등 세계 3대 해운선사가 연합해 구성하는 P3 얼라이언스가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P3 얼라이언스가 공식 출범하게 될 경우 총 252척의 배를 28개 항로에서 운영하는 초대형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이미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는 이들 P3 얼라이언스의 독과점을 우려한 목소리를 제기하며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다.

미국, 영국, 캐나다, 아시아 등의 화주단체가 소속된 GSF(세계화주단체)는 최근 유럽 집행위원회의 공정거래국에 P3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고, 중국선주협회 역시 P3가 해운시장의 불공정 거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들 세 해운사가 운항 중인 구주항로와 태평양 항로는 국내 해운사들의 항로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만큼 P3를 계기로 공격적 선대운항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P3를 주도하고 있는 머스크만 해도 현재 전 세계 해운 물동량의 15~20%까지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3대 해운사가 연합할 경우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최대 50%를 넘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해운업체들과 정부 관련 부처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미 연방해사국(FMC)에서 P3 얼라이언스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EU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EU와 중국의 독점 금지법 담당자를 워싱턴 DC로 불러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논의할지, 해양수산부에서 논의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P3가 출범한 뒤 이들이 우리나라에 운항신청을 할 경우 대응에 대해서도 아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부처에서 국내 해운업계에 대한 관심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해운업체들 스스로도 선주협회 등을 통해 집단대응을 할 필요가 있고, 내부적으로도 P3를 비롯한 글로벌 해운시장 변화에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해운사들은 우선 각 소속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소속된 CKYH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과 협조해 올 연말을 목표로 항로나 물동량 조정 등의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고, 현대상선 관계자 역시 현대상선이 소속된 G6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각 소속 선사들 사이에 협력 강화와 구주·미주 노선 등의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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