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氣)를 살리자-7> 대기업 늙어가고 신생기업 단명한다

2013-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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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대기업의 평균 연령은 점점 높아지는 반면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크게 하락하고 있어 산업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재계와 정부부처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10대 산업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하는 기업의 '나이'(창립 후 존속 기간)는 평균 5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반도체)가 45세인 것을 비롯해 LG전자(가전) 56세, 현대자동차(자동차) 47세, 포스코(철강) 47세, 현대중공업(조선) 41세, SK에너지(정유) 52세, LG화학(화학) 67세, 삼성전기(전자부품) 41세, 신세계(유통) 84세, CJ(식음료) 61세 등이었다. 산업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다는 진단이다. 

주력 수출산업 역시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품목은 10위권에 오른 이후 평균 23년이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선박해양구조물·철강판은 35년째 10대 수출 품목에 들어 있으며, 석유제품은 28년째, 자동차와 컴퓨터는 26년째, 합성수지는 17년째 10대 수출 품목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신산업이 태동해 주력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970년대 국가적으로 집중 육성한 중화학공업과 전자산업이 수십 년째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10대 수출 품목 중 2000년대 들어 새로 진입한 품목은 평판디스플레이(2006년)와 자동차 부품(2003년) 두 개에 불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새롭게 떠오르는 1위 기업이 드문 것은 기업들의 도전정신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앞으로 미래 50년을 이끌어 갈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영업자를 포함한 신생기업의 경우 창업 후 2년 뒤 생존하는 기업은 50%에 못 미치고, 5년 후에는 30%도 되지 않아 창업 이후 지속경영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창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중소제조업의 평균수명이 약 12.3년으로 조사됐으며, 성공한 중소기업으로 보는 코스닥 상장기업도 약 17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는 28개에 불과했다. 규모가 작고 영세한 기업일수록 쉽게 망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의 경우 모기업의 발주에만 의존하다 보니, 마케팅과 영업의 본연의 기능은 없고 모기업만 바라보는 천수답식 경영을 할 수밖에 없고, 생산과 관리시스템이 체계화 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익이 줄고 있는 기업, 매출이 줄고 있는 기업, 재고만 쌓이는 기업, 외상매출금이 회수되지 않는 기업, 인재가 떠나는 기업, 불량률이 높은 기업, 거래선이 끊긴 기업 등 다양한 중소기업의 병적 증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화되고, 국내기업 간 경쟁에서 세계경쟁 구도로 바뀌었으며, 혁신제품의 대거 등장 등 기업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는데 중소기업은 이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돼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정 근거가 되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상생법)이 이행 강제성이 없는 권고에 불과해 대기업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아도 뚜렷한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IT 시대 이후를 내다보고 장치산업 등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생계형 소상공인이 많이 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 점을 인식하고 서비스업뿐 아니라 필요한 다른 업종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한편, 현장조사를 실시해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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