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 시달리는 은행들, 몸 잔뜩 움츠린다

2013-11-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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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폐쇄, 예금금리 인하...인력 구조조정까지?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이 갈수록 몸을 움츠리는 모습이다. 영업점을 폐쇄하거나 예금금리를 낮추는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보전하려는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금융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영업점 축소로 은행권 인력이 대폭 감축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물론이고 외국계 은행들도 실적 악화를 우려해, 수익성이 낮은 영업점을 줄이고 있다. 올해 중순께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적자·저생산 점포 정리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 계획안에는 은행들이 올 하반기 80여개 영업점을 폐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까지 폐쇄된 영업점 수가 80여개에는 크게 못 미친다. 올해 국내 주요은행 중 점포를 가장 많이 축소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19개가 줄었다. 

신한은행은 6개,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2개씩 줄었다. 외환은행은 1개 줄었으며 기업은행은 지난해와 같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폐쇄 및 통폐합하거나, 새 영업점을 신설한 결과다. 

반면 국민은행은 지난해보다 11개 늘었다. 그러나 연말에는 폐쇄 영업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보통 연말에는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영업점을 재정비하므로, 12월말이되면 폐쇄 영업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은행도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영업점을 줄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350여개 영업점 중 중장기적으로 100여개를 닫을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영업점의 10%를 폐쇄했다. 지난해 말 218개였던 씨티은행 영업점은 현재 22개 줄어든 196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예금금리도 줄줄이 인하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입출금자유예금 4개 상품에 대해 다음달 14일부터 우대이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측은 "금리인하 시기를 늦춰왔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앞으로도 이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도 일부 예금의 금리를 낮춘 상황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결국 고객마저 손해를 보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며 "은행 영업점 폐쇄로 고객의 불편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 나아가 은행권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HSBC은행의 경우 지난 7월 이후 개인금융 업무 폐지를 추진하면서 국내 11개 지점 가운데 10개 지점 폐쇄를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230명의 개인금융 부문 직원의 90% 이상이 명예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은행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줄었다. 2분기와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1조1000억원, 1조6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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