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대우를 받을 정도로 꽁꽁 얼어붙은 출판계에서 소설이나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이 아닌 만화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초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35만 부,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 3권이 모두 합쳐 80만부가 판매됐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주변 지인들에게 가장 많은 빚을 진 작품이어서 더 뜻 깊다. 수많은 직장인과 그 가족, 예비 직장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작가는 “멀리 남아있는 듯 보이지만 이미 시즌 2 준비가 시작됐다. 흥분하지 않고 시즌 1의 첫 수를 그릴 때와 같은 두려움을 안고 소박하게 준비해나가겠다”고 시즌 2에 대한 계획도 귀띔했다.
‘미생’은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한 뒤 ‘회사’라는 새로운 세계에 뛰어 들면서 겪게 되는 일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내 만화이다.
2012년 1월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웹툰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직장인들의 교과서’, ‘샐러리맨 만화의 진리’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누적 조회 수 10억 건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최장기간 네티즌 평점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사회초년생이 직면하게 되는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고충과 상사, 동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올 수 있는 소소한 문제 등 조직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희로애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을 높이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우리 만화,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 부문 대통령상,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만화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책으로 출간되기 시작한 ‘미생’은 약 1년 여에 걸쳐 올해 10월 9권을 마지막으로 완간됐다.
지난 5월 모바일 단편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미생’은 내년 8월경 ‘성균관 스캔들’의 김원석 PD가 연출하게 될 드라마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시즌2도 연재될 계획이라 당분간 ‘미생 신드롬’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