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PC에 자산을 매각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례에 비춰볼 때 자산 인수의 첫 단계는 사모투자펀드(PEF) 조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채권단이 SPC를 설립해 매각 자산을 인수한 뒤 되파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동부그룹은 앞선 17일 오는 2015년까지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고, 김준기 회장의 사재를 출연해 3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매각 대상 자산은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제철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이다.
동부그룹은 자산 매각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신속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해당 방안을 수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단, SPC를 통한 자산 인수라는 자구계획 이행의 큰 틀 자체가 결정되지 않아 매각 대상 전체를 인수할지, 어떤 대상을 인수할지 등은 가늠키 힘들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동부그룹과 자산 매각 방식에 대해 논의 중으로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이번 방안에 합의하면 나머지 채권은행들과 세부 계획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동부그룹이 지난 2010년 구조조정에 돌입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유사한 방식으로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시 채권단과 PEF를 조성했으며, 이 PEF가 SPC를 설립해 매각 자산을 사들였다.
PEF 조성 이후 SPC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매각 자산을 인수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약 4개월이다.
산은은 이후 자체 조성한 또 다른 PEF를 통해 대우건설과 KDB생명(옛 금호생명)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PEF에 매각 자산 인수에 관심이 있는 회사들이 참여해 SPC 설립부터 자산 인수까지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됐다”며 “동부그룹의 경우 PEF 조성 방식이나 참여자에 따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