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예탁금 보험료 무용론… "관치 탓 수천억 낭비"

2013-11-18 15:36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최근 증권사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내는 주식예탁금 보험료를 두고 증권업계 뿐만 아니라 학계와 정치권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식예탁금은 자본시장법상 보호를 받고 있어 현행 보험금제도는 이중 규제인 동시에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는 10년 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보험료를 예보에 냈다. 
 
18일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동양사태로 동양증권 금융투자상품에서 10조원이 빠져나갔지만 인출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현재 주식예탁금 전액을 유관기관에 예치해야 하는 상황에 따로 보험료 내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긴 돈이다.

지난 1997년 예금자보호법 개정 이후 증권사는 한국증권금융에 별도 예치 보호되는 주식예탁금에 대해 추가적으로 예금보험료를 내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간 동양증권(778억원)을 비롯해 상위 15개 증권사가 예보에 낸 보험료는 227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해외와 비교할 때 한국은 주식예탁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주식예탁금을 고객 동의를 얻어 투자은행에서 운용한다. 영국은 투자은행이 별도 예치할 금융기관을 선택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식예탁금을 증권금융에 맡겨야 한다. 이 주식예탁금은 상계,(가)압류, 담보 제공이 금지된다. 

또 증권금융은 자신의 고유재산과 주식예탁금을 구분해서 관리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금융은 파산할 경우 주식예탁금을 증권사에 우선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 의원은 "주식예탁금은 증권금융에 전액 예치돼 투자자보호 장치가 이미 존재한다"며 "예보와 금융위원회가 10년간 예금자보호법을 근거로 부당하게 보험료를 걷은 것은 또다른 관치금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동양사태로 증권사가 주식예탁금에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예보는 증권사가 증권금융에 주식예탁금을 예치하는 시점이 예탁일 다음 영업일까지로 시차에 따른 차액이 발생할 수 있고 금융사 임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주식예탁금이 증권금융에 예치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증권사의 주식예탁금이 예금자보호법을 통해 보호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양증권은 주식예탁금을 모두 증권금융에 예치했기 때문에 동양사태로 인한 자금 인출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 동양그룹 사태 이후 동양증권 금융투자상품에서 인출된 금액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상경 한양대학교 교수는 "증권사는 (예보 우려와 달리) 매일 별도예치금를 포함한 자금거래 내역을 금감원에 보고하고 있다"며 "증권사가 파산 시점에 주식예탁금을 증권금융에 예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이로 인한 투자자 위험은 무시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민 의원은 이달중으로 증권사가 증권금융에 예치하고 있는 주식예탁금을 예금자보호법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