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체 노선 중 미주 노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합병에 따른 국내 항공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의 모기업인 AMR 코퍼레이션과 US 에어웨이그룹은 양사 합병에 이의를 제기한 미 연방 법무부를 비롯해 아리조나, 플로리다, 미시건 및 테네시, 펜실베이니아 및 버지니아, 컬럼비아 특별구 주정부와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12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두 항공사의 미국 내 주요도시 공항 이착륙 권한 축소를 조건으로 두 회사의 합병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양사는 미 파산법원의 승인 및 일부 조건 사항 등이 완료되는 대로 오는 12월 합병절차를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이들은 미국 델타항공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사로 올라서게 된다. 2012년 기준 승객수로 보면 단순 계산으로 아메리칸에어라인(8630만명)과 US에어웨이(5420만명)을 합쳐 1조3050만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는 공룡 항공사가 되는 셈이다. 지난해 세계 1위 항공사였던 델타항공의 승객수는 1조1670만명이었다.
이렇게 되면 세계 1, 2위의 양 항공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면서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북미와 유럽은 사실상 포화상태인 만큼 이들의 주요 공략 대상은 최근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지역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인천공항이 아시아지역의 허브공항 역할을 하는 만큼 인천 노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5월 인천~댈러스 노선에 첫 취항하며 국내 항공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현재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 역시 내년 6월 3일 인천~시애틀 직항 노선 첫 취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항공사가 소속된 얼라이언스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델타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이 소속된 스카이팀 회원사로 두 회사는 이미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델타항공이 직항 노선을 개설하면 경쟁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메리칸항공은 국내에는 비교적 생소한 원월드 얼라이언스 소속이나, 아메리칸항공의 국내 항공 시장 공략이 본격화 되면 원월드의 영향력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US에어라인은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지만, 양사의 합병과 함께 원월드 얼라이언스로 통합될 예정이다.
영국항공과 핀에어 등이 소속된 원월드 얼라이언스는 최근 카타르항공을 회원사로 영입, 국내 노선을 운항 중인 회원 항공사를 늘리며 한국 항공시장 내 영향력을 점차 넓히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들이 한국 시장에 영향력을 높이는 것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익 확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의 영향력 확대로 치열해진 국내 항공시장의 경쟁이 앞으로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