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로 금융당국이 부실우려 대기업의 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하자 기업들이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재무구조 개선이나 채무변제를 목적으로 비유동자산(토지, 건물 등) 처분을 결정한 대기업 계열사는 CJ푸드빌(CJ그룹), 코스모글로벌(GS그룹), 한솔페이퍼유통(한솔그룹), 해덕스틸(세아그룹), 대성산업가스ㆍ남곡이지구(대성그룹), 포항종합케이블방송사(현대백화점), 갤럭시아포토닉스(효성그룹), SBS비즈니스네트워크(태영그룹) 등 9개사다.
이들 기업이 처분한 비유동자산 금액은 총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6월 17일 코스모글로벌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소재 '부호빌딩'을 ㈜엘지에 162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결정했다. 사측은 건물 매각 이유에 대해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라고 밝혔다.
같은 달 10일 한솔페이퍼유통은 채무변제를 위해 서울시 중구 인현동 인가 66번지와 3필지를 프린트시티에 110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5월 20일 해덕스틸은 부산광역시 사상구 감전동 501-10번지 건물과 기계장치까지 대흥리사이클링에 팔았다. 처분가액은 68억원으로 작년 자산총액 대비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성그룹 두 계열사는 올해 건물과 토지 매각으로 2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마련했다. 대성산업가스는 5월 14일 서울시 구로구 소재 빌딩을 ㈜제이알제1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1490억원으로 작년 자산총액 대비 14%에 달한다.
지난 3월 28일 남곡이지구는 빚을 갚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남곡리 147-10번지외 63필지를 대성 계열사인 대성산업에 546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포항종합케이블방송사, 갤럭시아포토닉스, SBS비즈니스네트워크 등 3곳이 토지를 비롯해 76억원 규모 비유동자산을 매각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올해 STX와 동양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부실을 선제적으로 막아야겠다고 판단,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주채무계열 선정기준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종전 0.1%에서 0.075%로 낮아진다.
이에 주채무계열에 편입되는 대기업 수는 올해 30개에서 내년 43개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채무계열이란 부채가 많은 기업집단을 주채권은행이 통합ㆍ관리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