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무인차와 마누라의 잔소리의 상관관계

2013-11-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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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거나하게 취한 밤. 문득 다음 날 지방으로 가야할 일이 퍼뜩 떠올랐고 빠르게 자리를 마무리해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음주를 한 상태에서 차를 직접 몰로 갈 수는 없는 일. 단골 대리업체에 전화를 하고 기사를 배정받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 당시 시간은 자정을 향해 가고 있었고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리기사의 전화는 당최 올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또 얼마나 기다렸을까. 한참이 흘렀지만 여전히 대리기사는 배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이럴때 내 차가 자율주행차 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세대 스마트 자동차 기술의 궁극점인 자율주행차 혹은 무인주행자동차는 자동차가 스스로 신호를 감지하고 거리를 측정, 움직이는 물체를 탐지해 사람의 조종 없이도 자동 운전을 가능케한다. 

당장 나에게 이 기술은 음주 후 편안한 귀가를 보장한다. 또한 차를 원격조정해 마누라가 회사 앞으로 자기를 데리러 오라고 해도 굳이 내가 가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보장한다. 이 외에도 장애인을 위한 보조수단, 군사용, 화물운송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은 분명하다. 

얼마나 편안함인가.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이미 상용화 직전 단계라고 한다. 지난 7일 경남 남해에서 만난 BMW 코리아 장성택 이사 역시 BMW는 물론 현대·기아차 등 이미 각 업체들마다 이 같은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자동차들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무인차의 일반 도로 주행을 허용한 상태다.

그렇다면 시장에 아직 나오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있는 듯 했다. 예를 들면 사고 났을 때 책임 규명이 쉽지 않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가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 차량 사고 시 보험청구 여부도 마찬가지고 범죄에도 악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다보니 당장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는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뭐, 아직까지 되게 절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차를 편하게 끌고가서 술 한잔 마시고 다시 편안하게 내 차를 타고 돌아오는 시기가 빨리 온다면 마누라의 잔소리는 지금보다는 줄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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