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과도해'…평창 올림픽 후원은행 유치전, 은행들 '눈치만'

2013-1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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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오는 2018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공식 후원은행 선정이 부진한 상황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언급한 후원금이 과도한 데다 광고효과 등 부수적인 이득은 그에 못 미친다는 게 요인으로 지적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로 예정돼 있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은행 선정 입찰이 이달 18일로 약 2주간 돌연 연기됐다. 이는 입찰 참여 대상이었던 은행들이 모두 제안서를 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9월 6일 사업설명회를 열어 여기에 참석한 기업만 추후 일정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국민, 신한, 기업, 농협, 수협은행 등 5곳이 참여해 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하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조직위의 최고등급(Tier 1)인 공식파트너로 선정되는 은행은 2020년까지 조직위의 모든 재정(수신ㆍ여신ㆍ외화 및 송금거래 등)부문을 담당하는 금고은행이 된다. 아울러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재정부문까지 담당하는 독점적인 권리를 갖게 된다. 

이밖에도 2020년까지 조직위의 엠블럼 등 휘장사용과 관련된 모든 지식재산권과 마케팅 프로모션권, 온ㆍ오프라인 상의 스폰서표기 노출권, 개폐막식 구매권이나 숙박 교통권 지원 등까지 독점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단, 엠블럼과 마스코트 등 조직위 지식재산권 사용기한은 2018년 말까지다.)

이 같은 혜택이 주어지지만 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은 과도한 후원금 때문이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조직위는 현금 후원규모와 경영능력(신용등급)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심사한다는 입장이나 사실상 최고 가격의 후원금을 써낸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두루 밝힌 상태다. 조직위가 제시한 후원금의 가이드라인은 650억원으로 알려졌다. 

A은행 한 관계자는 "후원금이 어마어마한 데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가이드라인일 뿐,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조직위가 협상을 통해 금액을 더 올릴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면서 "현재 조직위는 입찰 날짜를 미루면서 기존에 말했던 가이드라인을 없애고 자유롭게 참여하라고 문을 열어둔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입찰참여 대상 은행의 관계자 역시 "내부에서는 비용면에서 이미 힘들 것 같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후원금만큼의 이득을 가져가느냐를 따져보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림픽 행사의 상업적 변질을 막기 위해 방송을 통한 홍보 광고를 할 수 없고 대신 공식 후원은행을 알리는 문구 정도만 자사 광고에 나갈 수 있는 등 후원사라도 제한이 일부 있다"면서 "마케팅 역시 메달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식의 이벤트를 할 수 있는 것 정도인데 광고효과가 그 타이틀만큼 메리트를 갖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입찰 참여대상인 대부분의 은행들은 서로 누가 어떤 금액을 써낼지, 투자 대비 효용성이 얼마나 클 지에 대해 검토중이다. B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검토는 하고 있으나 비용 부담이 크다는 면에서 타 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으면 할 정도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은행부문 공식파트너 선정 수순은 제안서 접수를 통해 심사, 우선협상자 선정을 거치게 된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면 공표와 함께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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