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몰래' 보호무역 강화… “국제공조 필요”

2013-11-0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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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미국이 남몰래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호무역 영향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분명한 타격을 받고 있어, 이를 저지할 제도 마련이나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7일 코트라 워싱톤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이 자유무역을 증진하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품 전 품목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전년대비 하락해 외관상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관세율과 달리 반덤핑 및 상계관세 등 무역구제조치 건수는 2009년부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상계관세는 200915건의 조사가 이뤄져 201010건에 관세 명령이 내려졌다. 또 신규 조사가 20102건으로 급감하는 듯하다, 201112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특히 반덤핑관세 조사는 200813건에서 20092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17건이 2010년에 최종 관세 명령을 받았다. 관세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비관세 장벽은 광범위하게 활용돼 남몰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기조는 한국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말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및 상계관세 최종판정을 내린 바 있다. 그 후 한국산 세탁기의 대미 수출은 지난 8월까지 45% 정도 급감했다. 최근에는 미 국제무역위원회도 한국의 유정용 강관에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미국 철강업체는 지난달 한국산 전기 강판을 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이와 관련, 매튜 루돌프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수출을 늘리고 수입은 줄이는 방식으로 무역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경우 다른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지속 확대 추세다. 2009년 이후 G20 국가들은 1500개의 보호무역 조치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가운데 국제 무역량도 감소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올해 국제무역 성장률은 2.5%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년 평균인 5.4%에 크게 못미친다. 물론 이는 세계 경기침체 원인이 크지만 남몰래 보호무역도 국제무역 수축의 숨은 주범이라는 게 코트라의 지적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국제회의에서 수입규제를 높이지 않도록 약속하고 강제력 있는 규범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국제무역기구 회원국간 보호무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하는 등 견제와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정책과 일본의 엔저 정책이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호무역의 일환으로 각국의 금융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막을 수 있을 방법에 대해서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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