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조 THe Paradox of Beauty #12-07 캔버스에 유채 162.2×97cm_2012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뒷모습만을 보이는 그녀. 무슨일이 있는 걸까.
얼굴이 보이진 않지만 화려함이 넘친다. 보면 볼수록, 다가서면 설수록 신비롭다. 비단같은 금박의 한복, 결이 살아있는 틀어올린 머리, 찰랑거릴듯 꽂혀있는 장신구는 3D를 보는 듯 살아난다. '이게 그림?'하고 놀랄 정도로 치밀하고 섬세하다.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에서 3년만에 개인전을 연 작가는 이전과 달리 한복보다 장신구에 공력을 더 들였다.

실제 자수를 놓은 듯 살아있는 치밀한 붓질이 돋보이는 정명조의 그림.(부분)
신분이 드러나는 한복이 그렇듯 장신구도 단순한 치장이 아니다. 강렬한 욕망을 품은 여성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한복입은 여인의 배경엔 사군자가 한자가 들어왔다. 한자로 서사적인 내용이 든 이전 작업과는 다른 모습이다. 남성문화의 대표 상징을 바탕에 깔고 여성의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낸다.
임대식 큐레이터는 "화려한 한복을 입은 여성들의 뒷모습에는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음으로써 개성이 사라졌다. 복장에 의해 가늠할 수 있는 그녀들의 신분 역시 복장 자체에 대한 판단이지 그 복장의 주인공들의 실제 신분을 확신할 수는 없다. 이 역시 작가에 의해 고도로 설치된 개념과 상징화의 장치다. 작가는 익명성을 통해 아름다움 자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을 넘어선 하이퍼리얼리즘. 공간에 떠있는 듯한 한복입은 여인은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관찰력과 집중력, 그리고 지구력이 돋보이는 그림은 역설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의 위력을 보여준다. 전시는 24일까지.(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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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조.play-ground.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