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 의해 2015학년도부터 평준화 지역 중 서울 소재 자사고는 1단계에서는 성적제한 없이 추첨해 입학정원의 1.5배수 학생을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가칭 창의인성면접)으로 학생의 꿈과 끼(진로계획, 지원동기)와 인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됐다.
자사고는 이제 성적에 관계없이 누구의 문제제기도 받지 않고 면접전형을 통해 입맛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중학교 내신 50% 이내 학생 중 ‘선 지원 후 추첨’ 전형보다 자사고 입맛에 더 맞는 제도가 탄생했다. 제도의 악용 가능성은 더 커졌다.
대입 제도는 대통령 공약 중 가장 중요하고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정책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현행 제도와 거의 바뀐 것이 없이 끝나고 말았다. 대통령 공약은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
국ㆍ영ㆍ수 중심, 지식암기 중심 대입 준비, 사교육에 의존하는 대입 준비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억누르는 대입 제도가 계속 존속하게 됐다. 이제 국민들은 대입 제도에 더 이상 희망과 기대를 갖기 어렵다.
교육 정책에서 일관된 철학과 방향을 찾기 힘들다. 교육 개혁의 핵심전략이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통령 공약조차 분명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의 임기응변, 땜질식 처방으로 정책 방향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에 따라 학생들의 꿈과 행복도, 창의교육도, 학생의 진로도, 국가의 미래도 흔들리고 있다.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교육 개혁은 교육부가 행복한 교육 개혁은 될 수 있을지언정 국민의 행복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교육부의 일방통행마저도 자사고 폐지, 학생부 강화라는 노무현 정부 패러다임으로 가려다 크게 후퇴해 양 진영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집권 전반기의 교육개혁 실패는 후반기에 아무리 수정하려 해도 결국 정권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만다. 참여정부 2008대입제도가 그랬고, 이명박 정부 대입자율화, 입학사정관제가 그러했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당한다.
이제는 대통령직속 교육정책자문기구를 두는 것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교육 정책을 바로잡고 대통령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시기가 집권 2년차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교육부 조직에 부속되고 관료들의 낙점과 요청에 의해 구성되고 운영되는 자문기구가 아니라 국민과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구성되고 운영되는 개혁기구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직속 교육정책자문기구는 가칭 ‘교육행복위원회’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구를 중심으로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희망과 요구를 모아 교육개혁 주체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현행 교육정책 결정 체제와 정책 내용으로는 대통령 공약인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은 실현되기 어렵다. 가칭 ‘교육행복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고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교육에 대한 꿈과 비전을 담아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때로는 전략수립 과정에서, 정책 수립ㆍ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와 논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민주주의의 한 과정임을 인정하며 나가야 한다. 교육부만 행복한 행복교육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행복교육, 교육행복은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갈 때만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