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지난 2일을 기준 91만9148주로 2.30%다.
당초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이 1주도 없었던 삼성물산은 지난 7월31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10만주를 시작으로 꾸준히 물량을 늘려 3개월만에 2.30%를 사들였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이에 대해 "합병설은 예전부터 나왔던 이야기고 실질적으로 합병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3분기 연속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 온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단기간에 매입하는 이유는 합병을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같은 건설업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통합하는 것이 경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시각이 존재해 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확보가 향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적부진으로 인해 유상증자 필요성이 높아진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미리 확보해 향후 합병에 속도를 내기 위한 준비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분 확보를 통해 합병이 이뤄질 경우 외부 주주가 합병을 반대하는 주식 매수청구권을 줄이는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삼성 계열사 간 사업분야 정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합병설에 힘을 싣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제일모직이 자사의 섬유와 패션 부문을 에버랜드로 양도키로 결정한데 이어 이날 에버랜드의 건물관리사업과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을 분리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삼성물산이 매입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규모가 큰 의미를 지닐 정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예측은 아직 섣부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시나리오가 불확실하다"며 "변화 조짐이 나타나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