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의 '2012년 대중교통현황조사 이용실태 및 운행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약자의 교통수단으로 버스 이용률이 61.4%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들 교통약자들과 일반인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는 6226건(사망자 110명, 부상자 955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4.5%인 1241만명 수준이다. 이 가운데 어린이는 교통약자 인구의 18.9%인 234만명으로 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증진을 위해 버스 내 편의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특히 어린이들을 배려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차시간을 이유로 급가속·급제동·급차로 변경이 빈번한 버스 내부에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편의시설을 요구하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임명지(가명. 32)씨는 며칠 전 6살 난 아들과 함께 시내버스를 이용하다 놀라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아들이 혼자 좌석에 앉아있었는데 운전기사가 급정지를 하자 아들이 옆으로 떨어졌다"면서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좌석이 아들이 앉기에는 너무 컸던 것 같다"며 어린이 전용 좌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토해양부가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의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버스는 △보통 35.3% △불만족 24.0% △만족 23.3%를 차지하며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 버스는 교통약자이동편의시설 개선 우선순위 1위로 뽑혔다. 교통약자용 좌석과 안내시설 등의 기준적합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해양부는 버스의 편의시설로 △승강구(계단코 및 고무재질 설치) △교통약자좌석(스티커, 좌석커버 등) △수직손잡이 △장애인접근가능표시(저상버스)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키로 했으나, 이들 시설이 어린이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과 운행관리팀 관계자는 "현재 시내버스에 5개의 배려석이 마련돼 있으며 어린이도 그 안에 속해 있다. 자발적인 승객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면서 "어린이를 위한 좌석을 따로 만드는 것은 대중교통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저상버스가 교통약자의 만족도가 일반인 보다 높았다"면서 "앞으로 저상버스 보급을 확대해 교통약자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